“사법개혁 패스트트랙 우려”… 반기 든 문무일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檢총장, 文정부 숙원 檢 개혁 반발 파장

9일 순방 후 귀국… 거취 등 입장 밝힐 듯
靑·여당, 檢 반발 잠재우기 떠안아 고심
“민주주의 배치 주장은 과잉 대응” 지적
문무일 검찰총장.<br>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국회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지 이틀 만에 문무일 검찰총장이 공개 반발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숙원 사업인 검찰 개혁에 대해 검찰 총수가 반기를 든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의 반발을 무마하기에도 버거운 청와대와 여당이 정부 조직 중 하나인 검찰 반발부터 잠재워야 하는 짐을 지게 됐다.

문 총장은 1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28일부터 11박 12일 일정으로 범죄인인도조약 및 형사사법공조조약 미체결 국가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만 등을 방문 중이다. 문 총장은 9일 귀국해 거취를 포함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면서 “국회에서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논의를 진행해 국민의 기본권이 더욱 보호되는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문제 삼았다. 그는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행정경찰과 정보경찰의 분리, 자치경찰제 도입 등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되면 경찰 권한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주장이다.

문 총장의 발언이 검찰 조직 내부를 향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검찰 내 반발 여론을 더이상 무시할 수 없어 검찰총수가 총대를 멨다는 것이다. ‘해외 출장 중’이란 이유로 침묵하다가는 더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문 총장은 임기(오는 7월 24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 개혁은 문재인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추진해 온 사안이어서 개혁의 대상(검찰)이 개혁 과정을 두고 반발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이 가진 수사권, 영장청구권, 기소권 중 수사권 일부만 경찰로 옮겨간 것을 놓고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한 것도 과잉 대응이란 지적이 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견제와 균형이란 민주주의 원리는 행정·입법·사법부 간 적용되는 것”이라면서 “수사기관 사이의 권한 이동까지 민주주의 원리를 거론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카카오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네이버블로그 공유하기
  •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dayBest
  1. “ㄷ여대 출신, 거르고 싶다…며느리로도 안 돼”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SNS 보니

    thumbnail - “ㄷ여대 출신, 거르고 싶다…며느리로도 안 돼”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SNS 보니
  2. ‘배달 치킨’ 앞으로 더 비싸진다?…“퇴근 후 치맥, 이제 못하겠네요”

    thumbnail - ‘배달 치킨’ 앞으로 더 비싸진다?…“퇴근 후 치맥, 이제 못하겠네요”
  3. “메시, 호날두 다음으로 뛰어난 선수”…손흥민에 극찬 쏟아진 이유는?

    thumbnail - “메시, 호날두 다음으로 뛰어난 선수”…손흥민에 극찬 쏟아진 이유는?
  4. “63명이 로또 1등이라고? 조작 아냐?”…동행복권, 조작 논란에 결국

    thumbnail - “63명이 로또 1등이라고? 조작 아냐?”…동행복권, 조작 논란에 결국
  5. “다치면 쓸모없는 존재”…‘러 파병’ 北군인, 전사하면 ‘조용히 처리’된다는데

    thumbnail - “다치면 쓸모없는 존재”…‘러 파병’ 北군인, 전사하면 ‘조용히 처리’된다는데
  6. 살지도 않는 곳에 위장전입…‘특공’ 당첨된 신혼부부 결말

    thumbnail - 살지도 않는 곳에 위장전입…‘특공’ 당첨된 신혼부부 결말
연예의 참견
더보기
여기 이슈 뉴스
더보기
갓생 살기
더보기
광고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