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해킹 이후 목숨 끊은 파견 직원, 업무상 재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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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유족급여 지급청구 소송 기각

2014년 발생한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에 책임을 느껴 스트레스를 받던 파견업체 직원이 우울증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보기 힘들다고 판결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측 청구를 기각했다.

한수원에서 직원채용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 유지관리 업무를 맡았던 A씨는 2014년 한수원 해킹 사건이 발생하자 자신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닌지 불안해했다. 우울증이 생겨 정신과 진료를 받고 사직 의사를 표시했던 A씨는 사고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며 증상이 호전됐다. 그러나 한수원의 경주 이전 과정에서 다시 우울증이 도진 A씨는 경주 발령 일주일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부는 “망인의 우울증 발병에 해킹 사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망인이 수사를 받았다거나 한수원 등이 망인에게 책임을 추궁한 적이 있다는 정황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벽주의적 성향, 지나친 책임 의식 등 개인적 소인을 고려하더라도 해킹 사건이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줘 우울증을 발병하게 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e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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