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반발 고위직 물갈이 의지… 검찰 개혁·적폐 청산 완수 적임자 판단
임일영 기자
입력 2019 06 18 01:48
수정 2019 06 18 02:03
안정보다 파격… 윤석열 지명 배경
안희정·강금원 수사 통해 ‘소신’ 높이 사집권 중반기 국정동력 강화 의도 엿보여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59)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명한 것은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개혁적 성향의 검찰 고위직을 자연스럽게 물갈이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일찌감치 ‘윤석열이냐 아니냐’의 구도라는 얘기가 돌만큼 윤석열 후보자가 이번 인사의 중심에 있었지만 우려도 컸던 게 사실이다.윤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 당시인 2013년 4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고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한 모습이 국민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후원자’인 고 강금원 회장을 구속한 것도 그였다. 여권 일각에서 ‘검찰총장 윤석열’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던 배경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윤 후보자를 마음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으로서 보인 소신 행보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국정농단·사법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과정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적폐청산·부정부패 척결이 현재진행형이며 국민적 요구라고 인식하는 청와대는 윤 후보자를 ‘끝’을 볼 적임자로 판단했으며 이를 통해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윤 후보자는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 신망을 받았다”,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을 것”이라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자를 지명하면 대대적인 검찰고위직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이를 감수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고 대변인이 “시대의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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