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말 3필은 뇌물”… 이재용 실형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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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2심 파기환송

“스포츠영재센터 16억 후원금도 뇌물”
삼성 승계작업 위한 ‘부정한 청탁’ 인정
李부회장 뇌물공여액 2심보다 50억 늘어
박근혜·최순실 상고심도 파기환송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2심을 파기하고 2심에서 무죄가 나왔던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상고심에서도 일부 법리 오해를 이유로 파기환송 판결이 내려졌다. 사진은 지난달 7일 반도체 필수 소재에 대한 규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는 이 부회장의 모습. <br>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2심을 파기하고 2심에서 무죄가 나왔던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상고심에서도 일부 법리 오해를 이유로 파기환송 판결이 내려졌다. 사진은 지난달 7일 반도체 필수 소재에 대한 규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는 이 부회장의 모습.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대법원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2심을 파기했다. 2심에서 무죄가 나왔던 상당수 뇌물 혐의가 유죄로 바뀐 데다 삼성그룹 승계 작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점까지 인정되며 이 부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뇌물공여,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재판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통령 재임 중 뇌물 혐의를 다른 범죄 혐의와 구별해 ‘분리 선고’하지 않았다는 절차적인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비선실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 사건은 일부 강요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이로써 2016년 9월 즈음부터 정국을 뒤흔들어 온 국정농단 사건은 약 3년 만에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파기환송심과 그 결과에 따른 재상고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공소사실에 대한 유무죄 여부는 모두 가려졌기 때문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특히 이 부회장 측이 최씨 측에 건넨 뇌물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의 도움을 받기 위한 부정한 청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정한 청탁의 대상 또는 내용은 구체적일 필요가 없고 공무원 직무와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 사이의 대가 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현안이 없었기 때문에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부정한 청탁’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2심 판단을 뒤엎은 것이다.
2017년 8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2017년 8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이에 따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 측이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보낸 약 16억원의 후원금도 뇌물로 인정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삼성 측이 지원한 말 세 마리(약 34억원)도 소유권이 사실상 최씨에게 있다고 판단해 뇌물이라고 결론 냈다. 결국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액은 2심에서 인정된 36억원이 아닌 86억원으로 늘었다. 삼성 법인 돈을 이용한 뇌물은 곧 ‘횡령’으로 이어진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이 넘으면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형량이 최종 결정될 파기환송심에서 실형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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