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개혁, 국민 뜻 받들 것”… 檢, 조국 수사 원칙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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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촛불집회 이후 檢의 복잡한 속내

개혁 중요성 강조한 입장 변함없다는 尹
조국 수사, 검찰개혁 저항 아니란 점 강조

대규모 집회·정치권 공세·여론 비판 고조
일부 검사 “불공정 수사 지적엔 억울하다”

여성 둘만 있는데 11시간 압수수색 논란엔
“曺장관 아들도 현장 있었다” 적극적 해명
“조국 수호”“특수부 폐지”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28일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일대에서 ‘조국 수호’, ‘특수부 폐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반포대로 왕복 8차로를 가득 메웠다.<br>뉴스1
“조국 수호”“특수부 폐지”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28일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일대에서 ‘조국 수호’, ‘특수부 폐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반포대로 왕복 8차로를 가득 메웠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주문한 뒤 주말에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집중포화를 맞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29일 검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한 기존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관련 수사가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선 검사들은 복잡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검찰개혁에 관한 검찰총장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이러한 입장을 수차례 명확히 밝혀 왔고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특정 집회를 염두에 두고 낸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당초 이날 오전까지 계획에 없던 입장 발표가 나온 점으로 미뤄 전날 열린 대규모 집회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이날 출근하지 않았지만 대검 핵심 참모들과 상의해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구속”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단체들이 조국 수호 집회가 열린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반대편 도로에서 ‘조국 파면’, ‘문재인 퇴진’ 등의 손팻말을 들고 맞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별다른 충돌 없이 집회를 마무리했다.<br>연합뉴스
“조국 구속”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단체들이 조국 수호 집회가 열린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반대편 도로에서 ‘조국 파면’, ‘문재인 퇴진’ 등의 손팻말을 들고 맞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별다른 충돌 없이 집회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대검 관계자는 윤 총장이 이날 밝힌 입장에 대해 “지금의 수사를 두고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 가족 수사를 두고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지만 수사와 검찰개혁은 별개 사항으로, 윤 총장 역시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7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에 제출된 (검찰개혁 관련) 법안이나 국회에서 거의 성안이 다 된 법을 검찰이 틀린 것이라는 식으로 폄훼한다거나 저항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3일 이뤄진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둘러싼 과잉 수사·인권침해 논란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7일 “여성만 두 분 계시는 집에서 많은 남성이 11시간 동안 뒤지고 식사를 배달해 먹고 하는 것들은 아무리 봐도 과도했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에 참여한 수사인력 6명 중 검사 1명과 수사관 1명은 여성이었다”면서 “조 장관 아들도 압수수색 현장에 있었다”고 말했다. 압수수색에 11시간이 걸린 데 대해서도 두 차례 영장을 다시 발부받아 오느라 시간이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검사는 거센 비판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 수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는 있지만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에는 억울한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서울의 또 다른 검사는 “수사팀 검사들은 재량이 아닌 원칙대로 수사하며 외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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