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특감반원 줄소환… ‘조국 윗선’ 향하는 유재수 수사
박형철 “감찰 중 덮으라 지시 받고 중단”
靑·정부·여당 등으로 檢 수사 확대 전망유 前부시장 뇌물·동생 취업 청탁 혐의
구속 여부는 오늘 밤 늦게 결정될 듯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최근 이인걸(46)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과 박형철(51) 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한 특감반원을 차례로 불러 감찰 중단 경위 등을 캐물었다. 박 비서관은 “초기에는 감찰을 강하게 하려 했지만, 감찰 도중에 ‘덮으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후 감찰이 중단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반장과 특감반원도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불러 감찰 무마 지시를 내린 배경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조 전 장관은 사건 당시 박 비서관을 통해 특감반 업무를 지휘·감독했다. 아울러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사실을 금융위원회에 통보한 백원우(53)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소환 대상으로 거론된다.
검찰 수사는 청와대와 정부·여당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전 장관에게 유 전 부시장의 감찰 무마를 지시 또는 청탁한 윗선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제1부속실과 민정수석실 등에 근무했던 유 전 부시장은 현 정권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 재직 시절인 2016년 업체 3∼4곳에서 차량 이용, 골프 접대, 식사비용 결제 등 50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대보건설 회장의 장남이 대표이사로 있는 자산관리 업체에 동생 취업을 청탁해 1억원대 급여를 지급하게 한 혐의도 있다. 유 전 부시장은 특감반 감찰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될 당시 특감반원이었던 A씨는 서울신문에 “감찰 중단 뒤 감찰을 진행했던 특감반원을 포함해 검찰 출신 특감반원에 대한 음해성 투서가 많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유 전 부시장은 별다른 징계 없이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 부산시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은 이 과정에 여권 인사들의 입김이 있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편 뇌물 수수, 수뢰 후 부정처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27일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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