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숨은 투기세력 실체 찾아야”…박범계 “적폐 뿌리 뽑을 각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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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법무부, 부동산 투기에 “발본색원” 한 목소리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사진=연합뉴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사진=연합뉴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은 31일 “중대한 부동산 투기 범죄는 공적 정보와 민간 투기세력의 자본이 결합하는 구조로 이뤄지며 이 부패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직무대행은 이날 부동산 투기 근절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전국 검사장 화상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지난 2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사태에 대한 범정부 대응 차원으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 결과에 따른 조치다. 회의에는 전국 18개 지검장과 3기 신도시 관할 수도권 5개 지청장이 참석했다.

앞서 대검은 전국 지검과 지청에 500명 이상의 검사·수사관을 확대 편성해 공직자 지위를 이용한 투기사범을 전원 구속하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최근 5년간 불기소 처분된 부동산 투기 관련 사건을 전면 재검토해 필요한 경우 직접 수사하는 방안을 열어뒀다. 올 1월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은 부패·경제 등 6대범죄 외에 직접 수사할 권한이 없지만, 기존에 처리된 사건을 재기해 수사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와 관련 조 직무대행은 “예전 사건을 다시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록에 숨겨진 투기세력들의 실체를 파악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투기세력들이 새로운 개발 사업에도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기획부동산 등 투기세력들을 발본색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검사장들은 이날 제2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사범 단속 사례와 착안 사항도 논의했다. 검찰은 2005년 2기 신도시 투기 수사 당시 기획부동산을 중점 조사해 돈을 받고 내부 정보를 넘긴 공무원 등을 대거 적발한 바 있다. 검찰은 이를 위해 이미 처분된 기획부동산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과거 2기 신도시 투기 사건처럼 공직자가 정보를 넘긴 사례가 없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범죄정보 수집 기능이 있는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이 주축이 돼 수사권 제약이 없는 과거 사건을 토대로 첩보를 수집·분석해 직접 수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조 직무대행은 “법령상 한계라던가 실무상 어려움은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국가 비상상황에서 검찰 공무원들이 책임 있는 자세로 지혜를 모아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br>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
뉴스1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과천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검찰 안에서)수사에 한계가 있다는 일부 자조적인 반응이 있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명운을 걸고 부동산 적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공직자 지위를 이용한 투기사범 전원을 구속수사하겠다는 지침은 그간 강조해온 불구속 수사 원칙과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 “일반적으로는 불구속 수사 원칙을 얘기할 수 있지만,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고 국민적 공분이 크다”고 답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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