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수도…” 교신기록으로 본 어선-화물선 충돌 사고
입력 2018 04 13 13:50
수정 2018 04 13 13:59
진도 VTS “전방에 어선 있다”, 화물선 선장 “채널 변경 안 해 교신 못 들어”
전남 신안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과 화물선 충돌사고가 관제센터와 교신이 원활하게 이뤄졌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13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이 공개한 교신기록에 따르면 진도 VTS는 지난 12일 오전 0시 23분 탄자니아 국적 냉동 운반선 싱유에(Xing Yue·498t급)호가 관제 구역 내로 진입하자 교신을 시도했다.
진도 VTS의 채널 번호를 반복적으로 알려주며 한국어와 영어로 싱유에호를 계속 호출했으나 10분 동안 교신이 되지 않았다.
진도 VTS는 싱유에호가 인근에 있던 어선 2007연흥호(15t)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0시 32분부터 2007연흥호와 운반선을 상대로 반복해서 교신을 시도했지만 두 척 모두 응답하지 않았다.
0시 35분 “싱유에입니다. 말씀하세요”라는 응답과 함께 최초로 교신에 성공했고 진도 VTS는 “전방에 어선이 있다. 즉시 변침해서 안전거리 두고 통과하라”고 지시했다.
싱유에호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하자 진도 VTS는 반복해서 “전방에 어선 2척이 있다. 즉시 변침해서 안전거리 두고 통과하라”고 했지만 싱유에호의 응답은 들리지 않았다.
연흥호의 자동선박식별장치(AIS) 신호는 0시 37분께부터 소실됐다.
그 사이 관제화면에 두 선박의 물표가 겹쳐서 나타났고 해경은 충돌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 경비함정을 출동시키고 인근 민간 어선들에 지원 요청을 했다.
싱유에호와는 0시 41분 다시 교신이 연결됐다.
현재 상태를 묻는 진도 VTS 요원 질문에 싱유에호 선장 김모(64)씨는 “현재 어선과 충돌했다. 기관실 쪽은 침수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항해하는 배가 아니고 앵커 놓고 있는 배 같다”고 전했다.
진도 VTS는 싱유에호에 “인명구조 조처를 하고 어선 측에 총 승선 인원과 없는 선원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지시했다.
해경은 선장 김모(64)씨를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긴급체포하고 선장과 선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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