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념식 봉행 처음으로 국가 차원에서 4·3문화제 열린다
강동삼 기자
입력 2023 04 02 10:18
수정 2023 04 02 14:07
문화제 형식으로 열리는 건 75년 만에 처음
한덕수총리, 원희룡장관, 이재명 대표 등 참석
도외 출신 유족들의 사연 잇따라 소개될 예정
제주특별자치도는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4월 3일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거행된다고 2일 밝혔다.
75주년을 맞는 올해 제주4·3은 제주도민과 4·3유족은 물론, 전 국민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4·3특별법 전부 및 일부개정으로 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 및 실질적 피해보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유족들의 간절한 바람이던 희생자와 사실상 자녀 간 가족관계 회복 절차도 올해 7월부터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5년 동안 준비해온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2월 27일 문화재청에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서도 제출했다. 그래서 올해 추념식은 4·3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회복, 가족관계 회복,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 등의 의미를 담아낸다.
추념식 봉행 최초로 국가 차원에서 열리는 문화제는 ‘동백, 바람을 타고 세계로’를 타이틀로 열리는데 4·3영령을 추모하도록 추념식 당일 오전 10시 정각에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을 울릴 예정이다.
제주4·3 경과보고에서는 ‘순이삼촌’의 저자인 현기영 작가가 그동안 제주4·3이 걸어온 길을 영상으로 설명하고, 박주영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박혜준 학생(표선고등학교 1학년)이 미래세대의 의지를 담아 메시지를 전한다. 추모공연은 뮤지컬 배우 카이가 ‘나 가거든(명성왕후 OST)’을,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이예은 어린이(도평초 3학년)가 4·3진혼곡으로 추념식 분위기를 더한다.
특히 도외에 거주하는 유족의 사연이 추념식에서 처음 공개된다. 부모, 할머니, 두 형, 누나를 모두 잃고 이삼문(1941년 82세)이 아닌 박삼문(1953년)이라는 이름으로 팔십 평생을 살아온 이야기와 제주4·3평화공원에 안치된 아버지 위패 옆에 살아있는 자신의 위패를 보고 가슴 아파했던 기막힌 사연이 영상으로 소개한다.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실무위원회에서 유족 인정 심의를 하고 있어 여전히 슬픔은 진행형이다. 또한 ‘레드 콤플렉스’와 연좌제로 아픔을 겪었던 지난날을 임충구(79) 어르신도 직접 나와 얘기를 전한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4·3희생자 추념식이 국가 차원 최초로 식후행사로 문화제가 열리는 만큼 그 어느때보다 뜻깊게 4·3영령을 위로하고 4·3의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말했다.
한편 이번 제75주년 추념식은 정부 대표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하고, 한창섭 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추념식 당일 오후 늦게 참배하고 다음날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1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4·3을 왜곡하는 일들이 발생한 것과 관련 “제주도민과 유족들의 진정성을 이해하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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