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딸 찾아와 성폭행한 男들, 체포영장 기각…잘만 산다”
권윤희 기자
입력 2024 07 30 22:44
수정 2024 12 12 17:38
성인 남성들이 ‘랜덤 채팅’으로 알게 된 초등학생 집에 찾아가 성폭행한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도주 우려가 없다며 이들에 대한 체포 영장을 기각했다.
29일 대전경찰청은 초등학생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미성년자 의제강간)로 20대 남성 2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로 일면식 없는 사이로, 각자 소셜미디어(SNS) 채팅을 통해 A양을 알게 됐으며 지난 14일 A양이 집에 혼자 있는 틈을 타 범행을 저질렀다.
TJB대전방송에 따르면 이들 중 한 명은 A양 부모가 집을 비운 게 확실한지 영상통화로 확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은 “지금 부모한테 전화해서 어딘지 물어봐라. (난 너희 집) 근처에 있다. 물어봐요 빨리”라고 A양을 재촉했다.
영상통화로 A양이 집에 혼자 있는 것을 확인한 이 남성은 14일 새벽 1시 50분쯤 A양 집이 있는 대전 중구 한 아파트로 찾아가 성폭행을 저질렀다.
10시간 뒤에는 또 다른 20대 남성이 A양을 찾아가 성폭행했다.
우울증과 교우 관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A양을 꾀어낸 두 남성은 A양이 초등학생인 줄 알면서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의 아버지는 “설마 초등학생인 걸 모르고 그랬나 생각했는데 다 알고 있었더라. 우리 딸이 주고받았던 (메시지) 내용을 다 읽어봤다”고 했다.
A양 팔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교사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두 남성의 신원을 특정하고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범행 과정에서 강요나 폭행 정황이 없고 두 남성이 수사에 협조를 잘해 체포나 구속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A양 아버지는 “(가해자들은) 회사 다니고, 학교 다니고 있고 본인들 일상생활 다 하고 있잖나. 근데 정작 피해자 가족들은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니 일을 하더라도 항상 신경은 곤두서고 있고 일도 제대로 안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별도로 A양과 가족은 신상정보를 유포하겠다는 익명의 메시지를 받는 등 2차 가해와 보복 범죄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일단 가해 남성 중 1명을 불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1명에 대해선 소환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신상 유포 협박 등 2차 범죄나 여죄 유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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