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경파 아닌 수정파”…검찰개혁 앞장선 김용민 [주간 여의도 Who?]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변호인서
정치인으로 변모해 검찰개혁 과업 완수
보완수사권 논의 앞두고 “예외허용 안돼”
평소 조용한 스타일…저작권 이슈 관심
22대 국회 후반기 ‘김용민 재발견’할까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오늘 검찰은 폐지되나 검찰개혁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 견제와 균형의 안정적 작동, 국민의 검사로 거듭날 공소청의 새로운 조직 문화 안착 등을 통해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선 김용민(재선·경기 남양주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소청법 설치법안 제안 설명을 하면서 검찰개혁 과업을 이제 달성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민주 진영의 오랜 숙원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던 김 의원은 이날도 이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의 봐주기 수사, 강압과 회유 압박을 통한 조작 수사 및 기소로 일반 국민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고 했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소청 설치법안이 통과된 뒤 여당 간사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2026.3.18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검찰청이 해체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쪼개지는 과정을 함께 한 김 의원도 공소청 법안 상정으로 확실한 마침표를 찍게 된 이날 본회의는 남달랐나 봅니다. 제안 설명을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연단을 내려오며 본회의장에 앉아 있는 의원들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선명한 검찰개혁을 외친 김 의원에게는 언젠가부터 ‘강경파’란 수식어가 따라붙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을 거쳐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위원,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때만 해도 소신이 뚜렷한 민변 소속 변호사로 알려져 있었는데 ‘여의도 입성’ 후 강성 이미지가 덧입혀진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8월 검찰과거사위 활동이 끝난 뒤 그와 인터뷰하며 ‘위원 자리는 잘해야 본전인데 왜 위원을 하기로 마음먹었느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그는 “검찰권 남용을 확인하고 검찰개혁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고 했습니다. 이어 “검찰이 과거사 조사를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해서 결국 하게 됐다”고도 했습니다.
그 뒤 곧바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꾸린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에 합류했지만 조 전 장관이 35일 만에 낙마하면서 개혁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 의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아예 경로를 틀어 법조인이 아닌 정치인으로 새 길을 모색했습니다.
이듬해 2월 민주당에 입당한 뒤 경기 남양주병 후보로 전략공천을 받은 그는 출마 선언부터 검찰개혁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오랜 기간 검찰개혁에 앞장서 왔고 검찰개혁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기에 앞으로 입법권자의 일원이 돼 보다 효과적이고 불가역적인 검찰개혁을 완수하고자 한다”는 당시 그가 밝힌 포부는 왜 그가 그토록 검찰개혁에 대해서만큼은 타협 없이 강경 일변도로 나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과도한 개혁은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에서도 수차례 의원총회를 열고 공소청·중수청 법안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김 의원은 끝까지 정부 입법안을 문제 삼으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당청이 협의한 법안에 대해서도 그는 “남용, 악용 가능성이 있는 독소조항은 사실상 다 제거했다”면서도 “최상의 모델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최악의 모델을 피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검찰총장 명칭, 공소청 3단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지만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왜 성급하게 ‘당론을 만들었느냐’ 그게 불만이었다”며 “토론의 기회가 보장돼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강경파가 아니고 수정파”라고 강조했습니다.
20일 공소청 법안에 이어 21일 중수청 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지만 검찰개혁 작업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뜨거운 쟁점 중 하나인 보완수사권을 두고 김 의원은 “예외적으로라도 남겨놓으면 안 된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보완 수사가 필요한 상황에 대해선 수사기관이 해결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당이 미리 안을 만들어 정부와 소통해 이견이 없는 안을 만들자”는 입장입니다. 6월 지방선거 이후 본격 논의를 할 경우 상임위가 재편되기 때문에 법사위 간사일 때 서두르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당내에서는 이번 공소청·중수청 법안을 놓고 지난한 조율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보완수사권 논의는 의외로 쉽게 끝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의원들이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허용할지, 보완수사요구권만 허용할지를 놓고 ‘끝장 토론’을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의원들은 김 의원이 검찰개혁 이슈에 대해선 목소리를 높이지만 평소에는 조용한 스타일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문화예술, 저작권에도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22대 국회 후반기에는 ‘김용민의 재발견’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내 일각에선 민주당 최고위원, 원내정책수석부대표를 지낸 김 의원이 오는 8월 전당대회에 나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김헌주·이준호 기자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Q.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나요? 이제 AI 퀴즈로 기사의 핵심을 점검해보세요.
김용민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제안 설명한 법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