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의 원픽] “난 아직 기나긴 꿈을 꿔”… ‘놀라운 아홉 소년’의 진심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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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더나인 ‘우리들의 이야기’

해마다 수백 명의 아이돌이 데뷔하지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아이돌은 극히 소수에 그친다. 케이팝이 전 세계로 뻗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아이돌 음악을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아이돌 음악 중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숨은 보석’을 찾아 4주마다 소개한다.
그룹 원더나인.
그룹 원더나인.
인지도가 낮다고 열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기가 많지 않다고 꿈마저 작은 것은 아니다. 어둠 속 한 줄기 빛을 노래하는 그룹 원더나인의 음악을 들어 보면 언젠가는 최고의 자리에 서고 싶다는 순수한 열망이 전해진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엠넷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통해 데뷔한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은 데뷔와 동시에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 만만치 않게 치열한 경쟁을 거쳐 데뷔의 꿈을 이뤘지만 고군분투하는 아이돌도 많다. ‘소년24’(엠넷) 출신 인투잇이 2017년 데뷔해 활동하고 있고,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KBS2)으로 지난해 데뷔했던 유니티와 유앤비는 눈에 띄는 성과 없이 계약기간 만료로 해체했다. ‘아이돌학교’(엠넷)의 프로미스나인 정도가 저조했던 프로그램 인기에 비해서 데뷔 후 팬덤을 쌓아 가는 경우다. 고민 없이 시류에 편승한 유사 프로그램의 예정된 결말일 수도 있지만, 각자의 꿈을 안고 용기를 내 경쟁에 뛰어든 연습생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 아닐까.

원더나인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방송된 MBC ‘언더나인틴’을 통해 데뷔했다. 19세 이하의 어린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취지대로 9명의 멤버 모두가 만 19세 이하다. ‘언더나인틴’은 아이돌 오디션 후발주자로 별다른 차별점을 제시하지 못했다. 주말 황금시간대 편성에도 시청률이 1%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원더나인의 데뷔는 그래서 또 하나의 커다란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언더나인틴’ 종영 다음주 MBC ‘쇼! 음악중심’에서 파이널 경연곡 ‘마법 같아’로 음악 방송 무대에 처음 섰다. 이어 지난달 13일 데뷔 앨범 ‘XIX’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정식 데뷔 전 감미로운 기타와 EDM 사운드가 오묘하게 결합된 ‘마법 같아’와 청량함을 가득 담은 댄스곡 ‘별을 쏘다’를 선보였다. 데뷔 앨범에서는 댄스홀 비트의 라틴팝 장르 ‘스포트라이트’와 팬들에게 전하는 속삭임 같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더블 타이틀로 했다.

팬송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활동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대개 앨범 끝에 수록곡으로 포함시키는 팬송을 타이틀곡으로 삼는 경우는 워너원의 해체 전 마지막 앨범 타이틀곡 ‘봄바람’ 정도를 제외하면 드물다. 대중보다는 소수의 팬들에게 와닿을 가사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렇기에 간절한 진심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난 아직 기나긴 꿈을 꿔’라는 도입부에서부터 데뷔의 기쁨을 만끽할 새 없이 다시금 무한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절박함이 엿보인다.

각자 소속사가 다른 전도염, 정진성, 김태우, 신예찬, 정택현, 유용하, 박성원, 이승환, 김준서 등 9명이 제작사 포켓돌스튜디오와 1년 5개월 계약기간을 맺고 원더나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룹의 음악적 색깔을 확립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 동안 팀 이름처럼 ‘놀라운 아홉 소년’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 줄지 이들의 시작에 응원을 보탠다.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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