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EN이슈] 김아중 사망설은 어디에서 왔을까
김혜민 기자
입력 2018 08 14 17:51
수정 2018 08 15 11:02
14일 온라인상에는 배우 김아중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루머가 돌았다.
“한 CF 모델로 데뷔, 2006년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 출연해 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 등을 받은 한 여배우가 13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누가 봐도 김아중이라고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일명 ‘찌라시’가 SNS,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팬들은 놀랐고, 많은 이들 관심이 쏠렸다.
김아중 소속사 킹 엔터테인먼트 측은 갑자기 퍼진 괴소문에 여기저기서 연락을 받았을 것이고, 황당했을 것이다.
소속사 측은 “황당하다. 김아중은 지난 주부터 영화 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며 “루머 유포 시 강경 대응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아중은 최근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스핀오프 영화인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제) 출연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지난달 신호 위반 교통사고를 내 구설에 올랐지만, 지난해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오며 끊임없이 얼굴을 비쳤다. 그런데 왜 그런 김아중에게 이런 괴소문이 붙었을까.
유명세(有名稅) :
[명사]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탓으로 당하는 불편이나 곤욕을 속되게 이르는 말.
연예인 등 유명인사에게 흔히 붙는 수식어 중 하나다. 돈으로 내는 세금은 아니지만, 이름이 알려진 인물인 만큼 누군가의 입방아에 오르고 또는 황당한 루머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 또한 그들을 몫이거니 치부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날 오후 갑자기 불거진 사망설이 사실이 아님이 알려지자 팬들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네티즌 역시 금세 관심을 거뒀다.
그저 그가 받은 상처만이 남았다.
이는 비단 김아중만이 겪은 일은 아니다.
앞서 중년 가수 주현미와 배우 김혜정도 뜬금없는 ‘사망설’로 가슴앓이를 했다.
김혜정은 동명이인 배우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마치 본인이 사망한 것처럼 오보가 나와 직접 해명까지 해야 했다.
아직도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에는 ‘김혜정 사망’이 뜬다.
트로트 가수 주현미도 에이즈 감염으로 사망했다는 소문에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주현미가 에이즈 관련 단체에 후원했고, 둘째 아이를 출산한 뒤 7년 동안 전원생활을 했다는 게 괴소문이 생겨난 이유였다.
모델 출신 배우 변정수도 15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루머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변정수가 SBS 한 예능 프로그램 촬영 차 밴을 타고 부산 해운대로 내려가던 중에 추돌사고를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충남 태안군 이원면 이원초등학교 앞 도로’라는 구체적 사고 장소와 사고 차량의 차종, 운전자 등 상세 정보가 기입된 찌라시였다. 루머에 의하면 변정수는 추돌 후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이 괴소문에 변정수 친동생인 변정민은 사고가 난 언니를 찾으려고 수소문을 했고, 심장이 내려앉은 것 같은 경험을 해야 했다. 변정수는 당시 드라마 촬영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여 년이 지난 후에도 변정민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해당 루머를 언급하며 가슴 아파했다.
이런 뜬 소문은 당사자와 그 주변인에게도 오랜 시간 상처로 남는다. 유명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우리는 모두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포털사이트에 한 네티즌이 올린 시시한 질문 글이 유난히 눈에 콕 박힌다.
“‘유명세’라고 하는 세금도 있나요?”
네티즌 4명은 이 글에 공통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런 세금은 없습니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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