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잘못 나와도 “괜찮아요”…日 ‘주문 틀리는 카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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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오렌지 데이 센가와’ 카페는 한달에 한번 치매 노인들이 일하는 카페로 변한다. ‘오렌지 데이 센가와’ 홈페이지
일본 도쿄 ‘오렌지 데이 센가와’ 카페는 한달에 한번 치매 노인들이 일하는 카페로 변한다. ‘오렌지 데이 센가와’ 홈페이지
주문한 메뉴가 한참 늦게 나와도, 음료가 잘못 나와도 손님들이 불평하지 않는 일명 ‘주문을 틀려도 되는 카페’가 일본에서 화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일본 도쿄 서부 센가와의 한 카페 ‘오렌지 데이 센가와’는 지난 4월부터 매달 한 번씩 특별한 이벤트를 펼친다.

이날이 되면 나이가 지긋한 종업원들이 주문을 받는다. 이들은 주문을 잊어버리거나 다른 테이블에 나가야 할 음식을 잘못 전달하기도 한다. 또 어떤 손님은 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16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카페 손님 누구도 이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이날은 치매 노인이 서빙을 맡는 날이라는 걸 알아서다. 손님들은 직원의 실수를 감싸고 함께 웃으며 상황을 마무리한다.

카페에서 ‘일일 서빙’을 맡은 모리타 토시오(85)씨는 2년 전부터 치매 증상을 보였다. 그는 계속 일하고 싶었지만 어디서 일할 수 있는지 몰랐다. 이제 카페에서 일하며 많은 손님들과 대화할 수 있게 된 그는 “이곳이 즐겁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다시 젊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2006년 인구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인구 10명 중 3명은 65세 이상이다.

치매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국민 600만 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다. 2025년에는 그 수가 73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치매 환자는 고립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사람과 교류하고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병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치매 카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최근 카페는 센가와 당국과 손잡고 지역 내 치매 노인을 꾸준히 연계 받고 있다.

카페 운영을 돕는 이와타 유이 씨는 “많은 (치매) 노인이 요양원이나 병원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중이 (치매에 대해) 더 잘 이해하면 이들이 외출하기도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치매 환자들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정신적, 육체적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2017년 ‘치매 카페’를 도입했다. 현재 일본 전역에서 이 같은 매장이 점점 더 많이 생기고 있는 추세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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