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게요”→“다시 탈게요” 박수홍, 문제없나…대한항공 규정 살펴보니[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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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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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이 가족의 비행기 탑승 하차 의사 번복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비행기에서 내리고 재탑승하는 문제가 개인의 요청에 따라 가능한 것이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지난 23일 박수홍 가족이 국제선 항공편에 탑승한 뒤 아이가 울자 하차 의사를 밝혔다가 이를 번복하면서 출발이 약 1시간 지연됐다는 주장이 확산했다.

실제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괌으로 향한 대한항공 KE415편은 당초 오전 10시 5분 출발 예정이었으나 실제 출발 시각은 오전 11시 15분으로 기록됐다. 예정 시간보다 1시간 10분 늦게 출발한 것이다.

● 이륙 전 “비행기에서 내리겠습니다” 가능할까‘자발적 하기’란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이 본인의 의사로 비행을 거부하고 항공기에서 내리는 것을 뜻한다. 공황장애·폐소공포증 등 승객의 건강상 문제나 갑작스러운 가족의 변고 소식을 접한 경우, 지갑 등 물품을 잃어버려 하기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대한항공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비행기를 일단 탔다면 마음대로 내리기는 어렵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항공보안법은 시행규칙에 ‘항공기 이륙 전 항공기에서 내리는 탑승객 발생 시 처리절차’를 각 항공사가 만들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 국토부 국가항공보안계획에 따르면 항공사는 항공기가 출발하기 전 승객이 자발적 의사에 따라 내린 경우 관계기관과 협조해 승객이 내린 사유를 파악하고 적절한 보안 조치를 해야 한다.

대한항공 B747-8i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B747-8i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의 자체보안계획에 따르면, 승객이 자발적 하기를 요청한 경우 승무원들은 우선 다른 승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뒤 향후 절차를 안내한다. 승객이 경찰이나 정보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고, 해당 여객기 전체를 다시 보안 검색해야 한다는 사실 등이다.

안내를 한 뒤에도 승객이 끝내 내리겠다고 결정한 경우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항공사는 공항상황실에 관련 사실을 알리고, 공항상황실은 관제탑과 관계기관에 연락해 해당 항공기 운항 중지를 요청한다.

이어 공항테러대책협의회의 보안위협 평가에 따라 해당 항공기는 기내 전면 재검색 등 필요한 보안 조치를 실시한다. 이 경우 항공기에서 모든 승객이 내려야 하며, 승객들의 휴대수하물과 위탁수하물도 모두 하기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후 상황에 따라 엄격한 기내 보안 점검을 실시한다.

자발적 하기를 요청한 승객은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는다. 이 과정 동안 모든 승객들은 지정된 구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통제된다.

보안 조치를 마친 항공사는 공항상황실에 이상 유무를 보고해야 하며, 공항상황실은 처리 결과를 관제기관에 통보한다. 공항테러대책협의회가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 운항 재개 여부 등 최종 결정을 내리면 다시 이륙 준비에 들어간다.

이는 국내 공항 출발 기준이며 해외 공항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는 해당 국가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

대한항공은 “이렇게 엄격한 절차를 거치는 이유는 자발적 하기 자체가 심각한 항공 보안 위협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라며 “만약의 가능성에도 면밀히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하기 승객뿐만 아니라 다른 승객들까지 복잡한 보안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모든 절차를 완료하는 데 적어도 1~2시간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승객들이 겪게 될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출발과 도착 시간의 지연은 물론, 최악의 경우에는 환승해야 하는 승객이 다음 연결편을 놓칠 수도 있다.

항공사도 피해를 본다. 항공기 운항이 지체된 만큼 급유를 추가로 해야 하고 지상 조업 비용도 추가되는 등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 “내릴게요” 했다가 “다시 탈게요” 번복…문제없나‘자발적 하기’를 요청했다가 재탑승을 요구한 경우는 어떨까. 온라인상에서는 하차 의사를 번복한 박수홍이 특혜를 받아 비행기를 재탑승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엑스포츠뉴스에 따르면 대한항공 측은 관련 규정상 승객이 기내에서 하기 의사를 밝혔더라도 실제 항공기 밖으로 나가지 않은 상태라면 의사를 번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항공편에는 승객 관련 업무를 포괄하는 딜레이 코드가 적용됐다. 해당 코드에는 홍보, 고객 편의, 승객 식사 제공, 분실물 처리, 특수 핸들링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되며, ‘승객 하기로 인한 기내 검색 실시’ 역시 세부 지연 사유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박수홍 가족이 탑승한 KE415편이 70분가량 지연 출발한 것과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승객이 하기 의사를 밝힌 뒤 곧바로 번복했더라도 이미 관련 업무가 진행되고 있었다면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승객의 하기 의사가 전달되면 위탁수하물을 내리는 작업 등이 시작될 수 있으며, 이후 의사를 번복할 경우 다시 수하물을 싣는 등 추가적인 절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B737-900ER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B737-900ER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한편 박수홍은 이번 비행기 출발 지연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박수홍은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비행기 출발 과정에서 저희 가족으로 인해 출발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많은 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는 큰 불편함을 드렸고, 항공사 관계자분들께도 피해를 드렸다”며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당시 상황도 직접 설명했다. 박수홍은 “당시 탑승하자마자 착석하지 못할 정도로 아이가 울어 당황한 나머지 미숙한 판단을 했다”며 “긴 비행 시간 동안 아이의 울음으로 승객분들께 더 큰 피해를 드릴 것 같아서 당초 내리겠다는 의사를 기내 관계자분께 전달드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내에서 대기하던 중 아이가 울음을 그쳤고, 이에 다시 탑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 인해 보안 검사 등 시간이 크게 지체될 수 있다는 점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며 “전적으로 항공 관련 절차에 대한 저의 무지함으로 일어난 일이며 그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저의 부족함으로 큰 피해를 보신 승객분들과 항공사 관계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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