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정적’ 임동호 “김기현 비리 문건 안 돌려”
이혜리 기자
입력 2019 12 11 02:06
수정 2019 12 11 02:36
檢, ‘靑 하명수사 의혹’ 참고인 소환
“송병기와 술자리 한 적 없다” 부인총선 준비… 불리한 발언 안 할 수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10일 오전 임 전 최고위원을 소환해 지난해 6·13 지방선거 전후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비위 첩보를 접한 사실이 있는지 물었다.
임 전 최고위원은 2017년 10~11월쯤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시장의 비리 의혹을 정리한 문서를 배포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임 전 최고위원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전 시장 관련 의혹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는 “영남(지역)은 오랫동안 한 정당이 집권해서 적폐 청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있었다”면서도 “내용을 알지 못해 문건을 만들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 의혹을 청와대에 제보한 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서도 “(우연히) 만나 두 번 정도 악수만 했지 대화를 하거나 술자리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의 하명수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선거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제보가 들어오고 상대의 약점을 잡으려는 전략도 쓴다”면서도 “요즘처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미디어가 발달한 상황에서는 없는 것을 만들고 모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청와대의 하명수사는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날 임 전 최고위원을 조사한 것은 그가 오랫동안 울산 지역의 여러 선거에 출마하면서 송철호 울산시장과 경쟁 구도에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선거 개입 논란이 일었던 당시 송 시장의 당선 내막 등도 임 전 최고위원에게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 전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라 정부 여당에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발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앞서 송 부시장과 첩보 문건을 작성한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문모(52) 행정관 등을 상대로 문건 생성 경위를 조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청와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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