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기현 비위 첩보 가공해 경찰에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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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4가지

송철호 캠프와 선거 전략 직접 논의
임동호에게 불출마 조건 ‘공직’ 제안
강길부 의원, 송철호 지지 모의했나
송병기 업무수첩 직접 확인한 임동호 “저와 대통령 관계 많이 기록해 놨더라”
검찰 조사받은 임동호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19일 검찰 조사를 마치고 울산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br>울산 뉴스1
검찰 조사받은 임동호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19일 검찰 조사를 마치고 울산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울산 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청와대 선거개입’ 가능성까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김 전 시장 비위 의혹의 최초 제보자인 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캠프와 청와대가 직접 접촉하며 선거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메모들이 발견되면서다. 하명수사 의혹을 적극 해명하던 청와대는 쏟아지는 언론의 의혹보도를 “독이 든 사과”로 표현하며 강한 유감을 전했다.

1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 적힌 메모들을 토대로 지방선거 과정에서 청와대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 등의 수첩 속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들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 시장과의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공기업 사장 등 고위직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울산지검 조사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제 출마를 포기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송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을 검찰 조사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 전 최고위원은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을 봤는 데 문재인 대통령과 저와의 관계를 많이 기록해 놨더라”면서 “(수첩에 적힌 대통령과의 관계는) ‘임동호가 좀 밉다’ 이런 것이다. 제가 미운 짓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지만 그럴 리가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울산시장 경선 포기를 전제로 자리를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절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이 주시하는 선거개입 의혹은 크게 네 갈래로 나뉜다. 수사의 발단은 지방선거 전 김 전 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를 경찰에 내려보내 표적 수사를 하게 했다는 의혹이지만 청와대는 “하명수사가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의 첩보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진 문모(현 국무총리실 사무관) 전 청와대 행정관의 총리실 사무실을 전날 압수수색해 첩보 생산 과정을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명수사 의혹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송 부시장 수첩에는 송철호 캠프가 청와대 인사들과 직접 논의하며 선거전략을 세운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정황들이 여럿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적 제거’라는 메모와 함께 청와대 인사가 임 전 최고위원에게 선거 불출마를 조건으로 공직을 제안한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불거졌다. 임 전 최고위원은 인터뷰를 통해 ‘과분한 자리를 제안받았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확산되면서 말을 뒤집었지만 의혹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 전에 지역 국회의원인 강길부 의원이 송 후보를 지지하도록 사전 모의한 정황도 수첩에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부시장 수첩에는 당시의 구체적 정황이 꼼꼼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과거 국정농단 사건에서 ‘안종범 수첩’과 같은 핵심 증거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틀간 검찰 조사를 받은 김 전 시장은 “나에게 제시된 수첩 내용은 4~5쪽에 불과했고, 검사 앞엔 수십 쪽에 달하는 분량이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단독’이라는 이름의 ‘독이 든 사과’를 고민 없이 받지 말길 요청한다”면서 “근거를 제시한 채 보도하고, 근거가 없으면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보도해 달라”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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