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방송 통해 나를 공격하라는 이메일도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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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개입 의혹’ 조사 뒤 “치밀한 네거티브 전략 있었다”

청와대와 경찰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받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세 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30 연합뉴스
청와대와 경찰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받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세 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30 연합뉴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30일 3번째 검찰 조사를 마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자신을 향한 치밀한 네거티브 전략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이를 위해 시 내부 정보를 빼돌려 이용했고 ‘방송을 통해 공격하라’는 이메일도 오갔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김 전 시장을 이날 오후 2시 30분에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오후 2시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시장은 약 8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1시쯤 검찰청사를 나섰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전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송병기 업무수첩’에 관한 방대한 내용의 조사가 진행됐다”며 “송 부시장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울산시의 내부 정보를 입수해 선거 전략에 사용한 정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을 통해 (김기현을) 공격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오간 것도 확인했다”며 “나를 상대로 한 치밀한 네거티브 전략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임동호 전 위원의 ‘공천 배제’와 관련해서는 “당시 지역에서 돌던 소문이나 주변 상황들을 물어 아는 대로 답했다”며 “임 전 위원이 기존에 알려진 것 외에 다른 자리를 제안받은 내용도 (노트에)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시장은 지난 15~16일 두 차례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나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 경찰이 벌인 측근 비리 의혹 수사 전반에 대해 진술했다.

검찰은 최초 비리 제보 문건이 청와대에서 가공돼 경찰로 이첩된 정황을 포착하고 정보를 추가·삭제한 주체와 가공에 활용된 정보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또 청와대와 일부 울산시 공무원들이 김 전 시장을 누르고 당선된 송철호(70) 현 시장을 불법적으로 지원했는지도 살피고 있다.

김 전 시장은 이날 검찰청사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 개입 의혹은) 개인 차원이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선거제도를 짓밟은 폭거이고 선거 테러이기 때문에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포기 대가로 청와대로부터 고위직을 제안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전 최고위원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세 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30 연합뉴스<br>
경선포기 대가로 청와대로부터 고위직을 제안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전 최고위원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세 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30 연합뉴스
김 전 시장과 함께 소환된 임 전 위원은 오후 10시쯤 조사를 마쳤다. 그는 “송 부시장 업무수첩에 기재된 내용과 관련한 조사가 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임 전 위원은 “수첩 내용이 소설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공무원의 특성대로 꼼꼼하게 내용을 기록한 듯 싶다”며 “내가 당사자가 아니다 보니 메모가 사실인지, 단순한 생각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열쇠는 수첩을 기록한 송 부시장이 쥐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에서도 송 부시장에게 확인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부시장은 2017년 10월 김 전 시장 측근 관련 비리 의혹을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문모(52) 행정관에게 제보하고, 이후 송철호 현 울산시장 선거준비 과정에서 청와대 인사들과 선거 전략·공약을 논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부시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31일 열린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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