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관회의 부결에 “성직자도 목소리 내는데…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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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입장 밝혀

“법관들의 주저와 우려에 아쉬움”
천주교 성직자 4000명 시국선언에
“종교인은 세속 혼돈 우려하고 꾸짖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 12. 8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 12. 8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한 공식 의견 표명 안건이 부결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추 장관은 8일 페이스북 글에서 “법관들은 정치중립을 이유로 의견 표명을 삼갔다”며 “물론 법의 수호자인 법관에게 어느 편이 돼 달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지만, 그들의 주저와 우려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판사 개개인의 생각과 느낌을 묻는 것이 아니었다”며 “판사 개개인에 대한 불법 정보 수집으로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고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할 법관을 여론몰이 할 때 사법정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회적 위기에 대한 사법부의 입장을 묻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그러나 법관의 침묵을 모두 그들만의 잘못이라 할 수 없다”며 “정치를 편가르기나 세력 다툼쯤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어느 편에 서지 않겠다는 경계심과 주저함이 생기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추 장관은 법관의 결정과 천주교 성직자 4000여명의 시국선언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라는 헌법원칙을 깨고 정치 중립을 어기려고 그런 것일까요. 어느 세력의 편이 되려고 한 것일까요”라고 물은 뒤 “오히려 기도소를 벗어나 바깥세상으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과도한 검찰권의 행사와 남용으로 인권침해가 이루어지고, 편파수사와 기소로 정의와 공정이 무너지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표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정의와 공의로움 없이 종교가 지향하는 사랑과 자비 또한 공허하다는 종교인의 엄숙한 공동선에 대한 동참인 것이지, 어느 쪽의 정치 세력에 편드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성직자들을 옹호한 뒤 “세속을 떠난 종교인은 세속의 혼돈을 우려하고 꾸짖었으나 세속의 우리는 편을 나누어 세력화에 골몰한다면 정의의 길은 아직 한참 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중립은 정치 무관심과 구분돼야 한다”며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한 정치에 대한 관심과 관여는 누구나의 의무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고, 관여할 의무가 누구에게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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