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차규근 영장 ‘발부’에 도장 찍었다가 ‘기각’으로 수정...‘외압’ 의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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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 있었나?”…“기각사유 써놓은 상태서 날인 단순 실수”

법원 출석한 차규근 출입국본부장.  연합뉴스
법원 출석한 차규근 출입국본부장. 연합뉴스
법원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핵심 인물인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구속영장 기각 당시 발부란에 도장을 찍었다가 이를 지우고 기각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각 사유를 다 써놓고 날인을 하는 과정에서 담당 판사가 단순 실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일각에서는 외압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오대석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6일 검찰에 차 본부장의 구속영장 청구서 상단 날인란의 발부 쪽에 도장을 찍었다가 이를 수정액으로 지우고 다시 기각 쪽에 도장을 찍어 검찰에 반환했다.

검찰이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발부·기각 여부를 날인하고 사유를 적어 검찰에 돌려주는데, 날인 과정에 수정한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오 판사가 당초 구속영장을 발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가 외압으로 인해 영장을 기각하기로 결정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법원은 이에 대해 “담당 판사의 단순 실수이며, 외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법원은 발부·기각 여부에 대한 결정문을 모두 다 써놓고, 마지막으로 날인란에 도장을 찍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오 판사는 차 본부장에 대해 “엄격한 적법절차 준수의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사안이 가볍지 않지만, 수사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자료, 피의자가 수사에 임한 태도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컴퓨터로 작성했다.

법원은 오 판사가 이를 출력해 구속영장 청구서에 풀로 붙인 뒤 도장을 찍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했다고 설명했다.

기각 사유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수정 흔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 본부장은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공무원들을 통해 2019년 3월 19일 오전부터 같은 달 22일 오후까지 177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의 이름, 생년월일, 출입국 규제 정보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 조회 내용을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규원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가 김 전 차관에 대해 불법적으로 긴급 출금 조처한 사정을 알면서도 하루 뒤인 23일 오전 출금 요청을 승인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3차례에 걸쳐 차 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혐의가 입증됐다고 보고, 지난 2일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 청구에 따라 오 판사는 지난 5월 오전 10시 30분 차 본부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장시간 진행한 뒤 이튿날인 6일 오전 2시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오 판사는 지난달 22일 영장전담 업무를 처음 맡아 이달 초부터 영장실질심사를 해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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