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이성윤 직접 조사”… 수원지검 “조서 못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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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재이첩’ 공수처·檢 진실공방

金 “李 면담 겸 기초조사 후 檢에 보내”
수원지검 “변호인 의견서만 들어있어”
수사기관장이 피의자 만난 것 이례적

金 “연루자 기소권은 공수처 권한” 강조
野 “수사권만 주고 기소권 갖는 건 궤변”
김진욱(오른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받고 있다.<br>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진욱(오른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받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기 전 이성윤(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직접 조사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당시 공수처가 이 지검장 사건을 수사할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고, 수사기관의 장이 직접 피의자를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김 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이 지검장의 변호인을 통해 면담 신청이 들어와 공수처 청사에서 면담 겸 기초 조사를 했다”며 “(이 지검장 측의) 핵심 주장은 검찰에 재이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이후 이 지검장을 조사한 수사보고서 등 모든 서면을 (사건을 재이첩하며) 검찰에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원지검은 “공수처로부터 송부받은 기록에는 이 지검장의 변호인 의견서와 면담자 및 시간 등만 기재된 수사보고가 들어가 있을 뿐 조사 내용을 기록한 조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공수처는 “수사준칙 제26조에 따르면 면담에서 조서는 작성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검찰 안팎으로 “수사를 염두에 둔 기초 조사에서 간략한 면담 내용도 기록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사건인데도 공수처장이 차장과 함께 이 지검장을 만났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첩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수사권만 던져 주고 기소권을 갖는다는 것은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 처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 지검장과 이규원(44·36기) 검사에 대한 공수처의 기소 권한을 재차 강조하며 향후 기소 과정에서 검찰과의 갈등을 예고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사건을 이첩할 수 있게 한 공수처법 24조 3항에 따라 공소권을 유보하고 이첩하는 재량 이첩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공수처법에서 고위공직자범죄 중 검사 사건의 경우 필요적으로 공수처에 이첩하도록 명시한 것은 과거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관행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사건 수사팀장인 이정섭(50·32기)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전날 공수처 입장에 대해 “듣도 보도 못한 해괴망측한 논리”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에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이 지검장과 이 검사에 대해 직접 기소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 처장은 만일 검찰이 직접 기소할 경우 “사법부가 적법성을 가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공수처장이 직접 피의자인 이 지검장을 만나며 수사 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오해의 불씨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수사·기소를 모두 검찰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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