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션팁’ 재사용으로 의사면허 6개월 정지…법원 “적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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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3회 미만 석션팁 재활용 의사에
복지부 “의사면허자격정지 6개월 처분”
법원 “환자 생명과 건강 위협”

치과의사 <br>아이클릭아트
치과의사
아이클릭아트
석션팁을 소독해 재사용한 치과의사가 ‘의사면허 6개월 정지 처분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치과의사가 일회용 석션팁을 재사용해 내원 환자의 입안을 진료한 것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정상규)는 한 치과의 원장으로 근무하는 치과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6개월의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2019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하루 5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면서 1일 3회 미만정도 일회용 석션팁을 재사용했다. 석션팁이란 치과용 의료용품으로 병원에서 석션을 작동할 때 환자의 입안에 있는 침과 혈액, 물, 소독제 등의 흡입을 돕는 역할을 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A씨의 이러한 행위가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6개월의 면허정치 처분을 내렸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의료인은 일회용 의료기기를 한 번 사용한 후 다시 사용해서는 안 되며, 행정처분기준에 따라 이를 어길 시 6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A씨는 처분이 과하다며 지난해 12월 정식 소송을 제기했다. 석션팁을 소독한 뒤 재사용했기 때문에 환자에게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자신이 부당한 이익을 취한 바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사한 다른 사건과 비교했을 때도 지나치게 처분이 가혹한 점에 비춰 복지부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대신 복지부의 손을 들어줬다. 6개월 자격정지 처분이 과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진료행위와 관련해 의사에게는 높은 수준을 주의의무가 요구된다”면서 “고의로 범한 것이든, 과실로 범한 것이든 치과의사가 일화용 석션팁을 재사용한 것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질서를 훼손하게 될 우려가 크므로 이를 엄격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일회용 석션팁을 완전히 멸균 소독하지 않고 재사용하면 곰팡이나 바이러스에 환자가 노출될 우려가 있고, 혈액을 매개로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치과 도구는 전용 세척액으로 닦고 고열로 소독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석션팁은 고압·고온에 약해 멸균소독이 용이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행정처분 기준에 대해서는 “일회용 의료용품의 객관적인 재질과 특성, 용도, 위험수준 등에 따라 상세히 처분기준을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기준 설정이 기술적이고 복잡해 다른 이해관계의 대립이나 형평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재량준칙에 해당하는 행정처분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급적 존중하는 게 옳다”고 봤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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