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경 협의체 ‘책임수사제’ 논의 전망...檢 장악력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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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정과제 ‘책임수사제’ 검토 전망
檢 직접 보완수사·송치 요구권 확대
檢 수사 장악력 확대 ‘경찰 반발’ 예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점심식사를 마치고 통의동 대통령인수위원회 사무실로 돌아오고 있다. 2022. 3. 28 정연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점심식사를 마치고 통의동 대통령인수위원회 사무실로 돌아오고 있다. 2022. 3. 28 정연호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대응책 등을 논의하는 검·경 협의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검경 책임수사제’ 도입을 핵심 의제로 검토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책임수사제를 도입하면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확대되는 등 검찰의 장악력이 커질 수 있어 경찰의 반발이 예상된다.

검경협의체는 오는 9월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관련 대책과 더불어 책임수사제 도입 문제를 논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30일로 예정된 실무협의회 첫 회의(서울신문 6월 20일자 보도)에서 의제를 정리한 뒤 이후 매주 한 차례씩 모여 본격적으로 검경 간 의견을 조율한다.

책임수사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검경 협의체의 주요 의제로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책임성 있게 수사를 하되 미비점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한다는 것이 이 제도의 핵심이다. 검찰이 경찰에 재차 보완 수사를 요구하는 등 ‘핑퐁’ 과정에서 수사 기간이 길어져 국민이 피해를 입는 경우를 줄이자는 취지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서 가결된 검찰청법 개정안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검수완박의 입법이 마무리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공포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해당 법안은 앞으로 4개월 이후 시행되며 검찰의 수사권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br>박윤슬 기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서 가결된 검찰청법 개정안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검수완박의 입법이 마무리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공포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해당 법안은 앞으로 4개월 이후 시행되며 검찰의 수사권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박윤슬 기자
현행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은 미비점이 있을 경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검경이 합의점을 찾는다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원칙으로 삼도록 관련 규정을 손볼 것으로 보인다. 또 추후 검경 협의체에서는 제도의 실제 운영 방안과 예상되는 문제점, 상호 협의 사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준칙은 대통령령으로 국회 법 개정이 필요 없다.

다만 경찰에서는 기준이 명확히지 않으면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마다 검찰이 직접 보완에 나서면 검찰 수사가 ‘본 게임’으로 인식돼 경찰 수사는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송치 요구권’ 문제도 검경협의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형사사건 종결권을 갖게 된 이후 검찰은 경찰 처분의 타당성을 재차 확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현행 수사준칙에서는 검찰의 재수사 요구에도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바꾸지 않으면 검사는 3가지 경우(법리 위반, 채증법칙 위반, 공소시효·소추요건 오류)에 한해 송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에서는 ‘범죄 혐의가 있는 것으로 의심될 때’에도 검찰의 송치 요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찰은 이 부분은 형사소송법 개정 사안으로 검경 협의체에서 논의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검경수사권
검경수사권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준칙을 통해서 검사의 수사 범위를 늘리겠다고 나선 것은 9월 시행을 앞둔 검수완박법의 입법 방향과 상충할 우려가 있다”면서 “상호 수평적 협력 체계를 만들려는 입법 취지에 반하는 논의가 진행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곽진웅·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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