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에 의식 잃은 준희양… 죽음 방치한 비정한 아빠
임송학 기자
입력 2018 01 05 22:32
수정 2018 01 06 00:07
작년 4월 26일 사망… 군산에 암매장
친부·내연녀 등 학대치사 혐의 檢 송치고준희(5)양 시신 유기 사건 수사가 마무리돼 검찰로 송치된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준희양을 폭행·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등)로 친아버지 고모(37)씨와 내연녀 이모(36)씨, 내연녀의 어머니 김모(62)씨를 구속,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4월 25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던 준희양 발목과 등을 발로 수차례 밟아 거동하기 힘들 정도로 상처를 입히고 사망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튿날 준희양이 수시로 의식을 잃고 호흡이 불안정하자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차에 태웠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고씨와 김씨는 4월 27일 오전 2시쯤 군산시 내초동 야산에 준희양 시신을 매장했다. 이곳은 고씨 조부모 묘소가 있는 선산이었다.
그러나 고씨는 이씨와 다툼이 잦아 별거하게 되자 이씨에게 ‘실종신고’를 제안했다. 둘이 헤어지면 친모가 ‘준희양 행방을 물어볼 것 같다’는 우려에서였다. 경찰은 이들의 거짓 신고에 속아 실종 경보를 발령하고 수색 인력 3000여명을 투입하는 등 행정력을 낭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부인하지만 준희양이 살해됐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해 왔다”며 “폭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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