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승객들 살려달라 외침만…구명튜브 붙잡고 죽을 힘 다해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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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이 전한 끔찍했던 사고 순간


배 안에서 봤던 6살 여아 떠올리며 울먹
“사고 후에도 구조체계 작동 안 해”
30일 오전 유람선 침몰사고의 생존자들이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짐을 끌고 한국 대사관 지원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br>부다페스트 연합뉴스
30일 오전 유람선 침몰사고의 생존자들이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짐을 끌고 한국 대사관 지원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부다페스트 연합뉴스
“어둠 속에서 물에 빠진 다른 승객들이 허우적거리며 살라달라고 외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 7명은 끔찍했던 당시 상황과 무기력감을 토로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동료를 살리려 노력한 여행객도 있었다.

헝가리 유람선 참사 생존자인 정모(32·여)씨는 전날 밤 사고 상황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한 채 오열했다. 정씨는 “물살이 너무 빨라서 사람들이 떠내려가는데, 그 순간에 구조대는 오지 않았다”고 울먹였다. 사고 당시 정씨는 유람선 갑판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씨는 급박한 순간에도 다른 승객들을 챙겼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던 그는 앞에 있는 구명튜브를 발견했고 ‘저걸 놓치면 죽는다’는 생각에 남은 힘을 짜내 튜브를 잡았다고 한다. 정씨는 튜브에 연결된 줄을 인근에 있던 동갑내기 여성에게도 던졌다. 엄마인 김모(55·여)씨와 함께 유람선에 탔던 윤모(32·여)씨였다. 가까스로 튜브와 줄을 붙잡은 세 사람은 이후 구조됐다.

생존자들은 배 안에서 봤던 6살 배기 여자 아이를 떠올리며 슬퍼했다. 윤씨는 “배에서 할머니와 아이가 같이 있는 모습을 봤는데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선실에 있었다면…”이라고 울먹였다. ‘참좋은여행’ 측이 밝힌 생존자 명단에는 아이의 이름이 없었다.

생존자들은 유람선 투어를 시작하기 앞서 사고 대처 요령이나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시간도 없었고, 사고 후에도 구조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구명조끼를 보지도 못했지만, 있었다고 해도 사고가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 입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호텔에서도 현지 여행사 직원을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현지 M1 방송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서 구조된 여행객 7명 중 6명은 후송된 병원에서 퇴원했다. 1명은 갈비뼈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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