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아나운서 성추행한 KBS 기자, 6개월 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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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반발…지방노동위 “징계 과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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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가 후배 여기자와 프리랜서 아나운서 등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당사자가 반발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도 징계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KBS에 따르면 지역 총국에 소속된 13년차 기자 A씨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성 동료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지속하다 사내 성평등센터에 신고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4월 후배 여기자에게 “사랑해 영원히”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넉 달 뒤에는 유흥업소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등 복수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A씨가 노래방 회식에서 노래와 춤을 강요하며 불쾌한 신체접촉과 성희롱 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KBS 측은 자체 조사 결과 6건 중 4건은 징계시효가 이미 지난 것으로 보고 나머지 2건만 징계 사유로 삼아 지난해 12월 A씨에게 정직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후 A씨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했고, 지노위는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 양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여성 사회단체 회원 10여명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지노위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장 내 위계관계에서 성희롱이 발생하는 배경을 철저히 무시한 지노위 결정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KBS 내부의 인사규정을 보면 직장 내 성희롱 징계시효가 2년으로 짧아 2014년부터 발생한 성희롱 사건은 인정되지 못했다”며 “이번 기회에 KBS는 성희롱 사건의 징계시효를 재검토하고 실효성 있는 징계시효를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직 6개월이라는 징계는 곧 마무리될 것으로, 누구보다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복귀를 두려워한다. KBS는 성희롱 가해자와 피해자 간 분리조치라는 기본적 매뉴얼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일에 대해 KBS는 공식 입장을 내고 “KBS는 작년 성평등센터를 설립하고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하여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중히 대응하고 있다”라며 “지노위 결정은 성희롱 사건의 특수성과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가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불복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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