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슬픔… 눈물 … 주정공장 옛터 ‘치유의 공간’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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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공장 수용소 4·3역사관 개관
상징물 그날의 슬픔. 위령공간도
위로의 공간…역사교육의 장으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3일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 옛터에 세워진  4·3 역사관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오 지사의 뒤편으로 ‘그날의 슬픔’ 조형물이 보인다. 제주도 제공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3일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 옛터에 세워진 4·3 역사관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오 지사의 뒤편으로 ‘그날의 슬픔’ 조형물이 보인다. 제주도 제공
살아라, 그리고 기억하라. 그날의 슬픔을.

제주4·3 당시 도내 최대 규모 수용소로 4·3의 아픔과 제주 근현대사의 질곡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주정공장 옛터가 4·3유족을 위한 치유의 공간이자 도민과 후손들의 역사교육 현장으로 탈바꿈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3일 오전 제주시 건입동 소재 주정공장 옛터 일대에서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개관식’을 개최했다.

이 역사관은 4·3 당시 한라산 일대에 피신하다 귀순한 분들과 예비검속으로 집단 수용된 분들의 수용소 생활상과 취조․재판, 이송, 죽음 등 수형인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조성됐다.

이번 개관식에는 4·3유족 및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공간에서 4·3희생자들의 아픔을 돌아보고, 명예회복과 진상규명 과정을 후손들이 착실하게 밟아나가면서 4·3의 완전하고 정의로운 해결의 길목에 들어섰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고 전했다.

이어 “민선8기 제주도정은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다랑쉬굴 진혼공간 조성사업, 백조일손기념관 및 중문4·3기념관 건립사업 등 4·3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고 새롭게 화해와 상생으로 나아가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끊임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개관식에서 유족회와 오영훈 제주도지사 (왼쪽 5번째) 등 각계 인사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개관식에서 유족회와 오영훈 제주도지사 (왼쪽 5번째) 등 각계 인사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이 개관된 건입동 940-13 일대는 1943년 일제가 설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 제주주정공장이 위치했던 곳이다. 주정공장은 일제강점기 시절 도민을 수탈했던 장소였고, 해방 이후에는 도민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산업시설로 활용됐다. 공장 부속창고는 4·3당시 민간인 수용소로 쓰였다. 수용자들은 혹독한 고문과 열악한 수용환경으로 사망하거나 일부는 석방되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전국 각지 형무소로 이송됐으며 6·25전쟁 직후 행방불명됐다.

이에 도는 제주4·3과 주정공장 옛터를 기억하는 역사교육의 장과 위로의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상설전시실, 추모의방 등으로 역사관을 구성하고 외부에는 위령조형물과 도시공원을 조성했다.

앞서 2020년 위령공간 조성을 위해 총 3억원을 투입해 위령제단 및 상징조형물을 설치했다. 4·3 당시 민간인 수용소였던 장소에 육지 형무소로 이송돼 돌아오지 못한 행방불명된 분들을 위무하기 위해서다. 시대의 이념이 빚어낸 비극을 상징하는 조형물인 ‘그날의 슬픔’은 이제라도 마음껏 슬퍼하고 애통해하며 억울한 한을 담은 거대한 눈물 한 방울로 그날의 슬픔을 표현했다. 눈물방울의 뒷면은 오랜 세월 동안 말도 못 꺼내고 참아오던 아픈 상처와 한 서린 마음을 브론즈의 거친 표현으로 나타내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아픔이 오롯이 배어나온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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