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77 압살하더니 “죄송합니다”…손창환의 사과, 이유 있었다

류재민 기자
입력 2026 03 20 07:00
수정 2026 03 20 07:00
KCC 상대로 대승 거두며 8연승 질주해
3승3패 호각세…골득실 위해 주전 투입
“밑바닥 보일 때까지 노 젓겠다”고 다짐
프로농구 고양 소노가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8연승을 내달렸다. 웬만해서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봄농구에도 성큼 다가서는 분위기다.
소노는 19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프로농구 부산 KCC와의 홈 경기에서 111-77로 압살하고 공동 5위 더비에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소노는 25승 23패 단독 5위로 올라섰고 KCC는 24승 24패를 기록하며 6위로 주저앉았다.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1쿼터 소노가 22-23으로 밀렸지만 2쿼터를 마치고 49-3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27점을 넣는 동안 KCC를 13점으로 틀어막은 게 컸다. 소노는 이기디우스 모츠카비추스, 임동섭이 6점씩 넣은 것을 비롯해 8명의 선수가 득점 행진을 펼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흐름이 넘어간 경기는 후반부에 격차가 더 벌어졌다. 소노는 3쿼터 33점을 넣고 21점을 내줬고 4쿼터 29점을 넣고 20점을 내줬다. 111점은 구단 역대 최다 신기록이자 수원 KT가 지난해 12월 30일 넣은 점수와 동률인 이번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이다.
이렇게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보통 경기와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이 정도로 경기가 기울면 주축 선수들을 벤치로 부르고 평소 잘 뛰지 않던 선수들을 내보내곤 하지만 소노는 케빈 켐바오, 이재도 등 주요 선수들을 계속 뛰게 했다.
이유가 있었다. 이번 시즌 소노와 KCC는 맞대결 전적이 3승 3패다. 그런데 앞서 5라운드까지 맞대결에서 넣은 점수를 합산하면 KCC가 22점을 더 넣었다. 만약 정규리그가 끝나고 성적이 같을 때 순위를 갈라야 하는 상황이 되면 득실 차를 따지기 때문에 소노가 우위를 점하려면 23점 이상 점수 차로 이기는 게 필요했다. 소노가 이날 34점 차이로 이기면서 골 득실에서 KCC를 넉넉히 앞서게 됐다.
다만 이 경우 이미 백기투항한 상대로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먼저 경기를 포기할 의사를 내비쳤는데 상대가 전력으로 맞서는 것은 불문율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손창환 소노 감독은 “박빙으로 가다가 마지막에 이기면 좋겠다 싶었는데 점수 차가 벌어져서 욕심냈다”면서 “동률이 되면 22점 점수 차 때문에 어쩔 수 없어서 그랬다고 이상민 감독에게도 사과드렸다”고 말했다. 이 감독도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대로라면 봄농구는 물론 우승까지 노릴 기세지만 손 감독은 신중했다. 그는 “KT나 KCC가 전력상 6강 밑으로 내려갈 팀은 아니다”라며 “아직은 멀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물 들어온 김에 노 저으라고, 맨바닥이 보일 때까지 노를 젓겠다”며 잘나가는 집안의 좋은 분위기를 숨기지도 않았다.
손 감독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본인 능력보다 120% 하고 있다”면서 “선수들끼리 소통하는 모습이 연승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제 5위로 올라선 상황인 만큼 “기분은 좋지만 모레 경기가 또 있으니 준비하겠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소노는 이제 잔여 6경기를 남겨둔 상황이다. 4위 원주 DB와는 3게임 차, 7위 수원 KT와는 2.5게임 차이다. 상승세가 이어지면 올라갈 수도 있지만 갑자기 추락하면 내려갈 수도 있는 불안한 위치다. 손 감독이 아직 봄농구에 대해 말을 아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21일 울산 현대모비스, 25일 서울 SK, 28일 원주 DB 경기가 이어진다. 4월에는 대구 한국가스공사, 안양 정관장, KT를 상대해야 한다. 이날 선수들에게 축하의 물벼락을 맞은 손 감독이 또 한 번 제대로 물벼락을 맞을 날도 머지않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상승세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지는 게 필요하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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