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2명 “성희롱 경험”…2차피해 우려에 신고도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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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직장인 1000명 설문
“성추행·성폭행 有경험”도 15%
피해 후 가해자 분리조치 기대감도 저조

직장내 괴롭힘. 서울신문
직장내 괴롭힘. 서울신문


국내 직장인 10명 중 2명이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을 토로했다는 시민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범죄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 2차 피해 우려도 덩달아 커진다는 응답자도 10명 중 7명꼴이라 직장 내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성범죄 경험 및 2차 피해 인식’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직장에서 성희롱 행위를 당한 적이 있는지 묻는 말에 “그렇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전체의 20.3%였다. 희롱의 유형으로는 음란한 농담, 음탕한 이야기 등 언어적인 성적 언동이 13.4%로 가장 많았다. 성적 굴욕·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언행(12.3%)과 육체적 언동(10.0%)도 적지 않았다.

행위자로 지목된 사람은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32.5%로 가장 많았고, 비슷한 직급 동료(23.6%)가 그 뒤를 이었다. 피해자의 대응 방식으로는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이 40.9%로 최다였는데, 여성(44.2%)이 남성(38.0%)보다 응답률이 더 높았다.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15.4%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접촉(13.8%) ▲기타 신체 부위에 대한 불쾌한 접촉(8.4%) ▲강제적 성행위 및 그러한 시도(6.8%) 순으로 많았다. 마찬가지로 피해 후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이 27.3%로 최다였다.

문제는 피해 사실을 신고하더라도 되레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직장인들에게 팽배해 있다는 점이다. 직장 내 성범죄 피해를 신고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물었더니 응답자 72.3%가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답변했다. 여성의 경우 77%가 2차 피해를 우려했다.

그 이유로는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나 피해자 보호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37.2%로 가장 많았다.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있어서’(36.2%), ‘가해자에 대한 징계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서’(30.2%)가 뒤를 이었다.

여수진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직장 내 성범죄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피해 노동자의 안전한 복귀와 재발 방지에 초점을 둔 공동체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사건 처리에 사후 모니터링과 조직 문화 진단이 병행되도록 하고 성희롱 예방 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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