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 마이웨이” 野 대표, 국민 공감 얻으려면 당 쇄신부터
입력 2026 09 08 21:51
수정 2026 09 09 01:40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상당 부분을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 데 할애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의 국정 운영을 두고 “약탈”, “사기”, “지옥문”, “암장 정부” 등 거친 표현을 동원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팬데믹의 합성어인 ‘잼데믹’이란 말이 유행한다”며 “손대는 것마다 재앙을 불러온다는 뜻”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 가는 상황에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정부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정 원내대표는 경찰의 부실 수사와 사건 은폐 의혹을 거론하며 ‘치안의 지옥문’을 열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재판이나 주요 사건들을 덮으려 한다며 ‘암장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주택시장 혼란을 초래한 부동산 정책과 정부 주도의 호남 반도체 투자 등을 두고는 “공약 사기”, “기업 약탈”, “미래 약탈”이라고 맹공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해선 “정치는 히틀러처럼, 경제는 차베스처럼, 임기는 푸틴처럼 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국정의 문제점을 짚어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것은 야당의 본분이다. 정 원내대표가 이날 제기한 여러 의제도 상당수 국민이 의문을 품거나 우려하는 사안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수권정당을 지향하는 제1야당 원내대표가 이처럼 과격하고 자극적인 언어들만 입에 담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비판의 날을 세우더라도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품격을 지키는 절제가 아쉽다.
정 원내대표는 “눈 감고, 귀 막고 마이웨이를 가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자기 혁신부터 하지 않는 한 비판에 합당한 대목이 있더라도 국민 귀에 겉돌 뿐이다.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에도 반사이익을 조금도 얻지 못하고 있다.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처지를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보수다운 정치”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약속이 수사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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