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미녀 의사’로 둔갑한 사기 전과 65세女…3500만원 홀라당 바친 남자 [월드픽]

김성은 기자
입력 2026 09 22 10:18
수정 2026 09 22 19:13
중국의 한 65세 여성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얼굴을 조작해 29세 미녀 의사 행세를 하며 한 남성에게 3000만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났다. 이 여성은 남성을 감쪽같이 속이기 위해 자신의 어머니 역할까지 AI로 연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의 부동산 시공업자 A씨는 2021년 한 소셜미디어(SNS)에서 29세 여성 B씨를 알게 됐다. B씨는 자신을 상하이의 유명 병원 의사라고 소개하며 병원 시설 공사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B씨의 계정에는 지난 5년간 올린 일상 영상 등 게시물 7000여개가 넘게 있었고 팔로워도 1만명에 달했다. A씨는 B씨가 공사 수주를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연애 감정을 품게 됐다.
같은 도시에 살면서도 B씨는 어머니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만남을 계속 미뤘다. 또한 결혼 지참금 명목으로 30만 위안(약 6100만원)을 요구하고, 상하이에 집을 마련해야만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가 영상 통화를 요청할 때마다 “어머니가 옆에 있다”는 핑계로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A씨는 5개월에 걸쳐 총 17만 위안(약 3500만원)을 B씨에게 보냈지만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직접 만나지 못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A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B씨의 실제 나이는 65세로 1961년생이었다. 그녀는 의료 자격증이 전혀 없었으며 병원에서 청소 일을 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돈을 받은 계좌 역시 다른 남성 명의로 등록돼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2009년 사기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I로 얼굴을 보정하고 합성 영상을 만들어 매력적인 의사 이미지를 꾸며낸 것으로 밝혀졌다. 필요할 때는 자신의 어머니 역할까지 직접 연기하며 A씨가 완전히 믿게 만들었다. 경찰이 B씨의 영상을 다시 살펴보던 중 화면 한쪽 구석에 조그맣게 ‘AI 생성 콘텐츠’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AI를 잘 모르던 A씨는 이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이렇게 뜯어낸 돈을 성형수술과 피부 관리, 옷을 사는 데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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