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C J 싫어한 朴… 이미경 부회장 사퇴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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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피고인으로 첫 출석해 증언

손경식 “VIP 말 전하는 거냐”
조 “확실하다… 직접 들었다”


손 회장 “이미경 퇴진 압박 등
대통령 지위 탓에 거절 못 해”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br>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미경(60) CJ그룹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하라는 뜻을 CJ 측에 전달했다고 조원동(62)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법정에서 증언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br>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8일 열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 전 수석은 “2013년 7월 4일 박 전 대통령이 ‘CJ그룹이 걱정된다. 손경식(CJ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서 물러나고 이미경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느냐”고 검찰이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조 전 수석은 또 “박 전 대통령이 CJ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사퇴를 지시하는 것이라고 짐작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다음날 손경식(79) CJ그룹 회장을 한 호텔에서 만나 이러한 취지의 말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정권 초기에 정권에 반대되거나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 불이익을 받은 일들이 많았던 것을 체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CJ가 굉장히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고도 했다.

조 전 수석은 당시 대화에서 ‘VIP’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손 회장으로부터 “VIP 말을 전하는 것이냐”라는 확인 전화를 받고는 “확실하다.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2012년 대선 당시 CJ E&M 계열 채널 tvN의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의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에서 박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고 CJ E&M이 기획·제작한 영화 ‘광해’나 CJ창업투자가 투자한 영화 ‘변호인’ 등을 통해 야권 지지층이 결집됐다는 등의 이유로 박 전 대통령이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조 전 수석은 “그건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조 전 수석은 2013년 7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손 회장에게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혐의(강요미수)로 불구속 기소된 지 1년여 만에 이날 오후 같은 재판부에게 증인이 아닌 피고인으로 첫 재판을 받았다. 조 전 수석은 “오히려 CJ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박 전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나온 손 회장은 조 전 수석의 이야기를 듣고는 “‘CJ가 정권에 잘못 보였구나. 큰일났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일반 기업의 인사에 관여할 권한이 있는 건 아니지 않냐”는 검찰 질문에 “네”라면서 “내심 싫다고 하고 싶었지만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 탓에 딱 잘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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