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은 안태근 검사, 사건 무마는 최교일 검찰국장” 파문
박성국 기자
입력 2018 01 30 10:09
수정 2018 01 30 10:09
당사자들은 모두 부인
현직 여성 검사가 과거 검찰 고위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법무부가 이를 무마했다고 폭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성추행 가해자와 사건 무마자로 지목된 검찰 간부들은 “기억이 안 난다”, “난 몰랐다” 등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서 검사는 “공공연한 곳에서 갑자기 당한 일로 모욕감과 수치심을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당시만 해도 성추행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검찰 분위기, 성추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검찰의 이미지 실추, 피해자에게 가해질 2차 피해 등의 이유로 고민하던 중 당시 소속청 간부들을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가 됐다”고 글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어떠한 사과나 연락도 받지 못했고, 오히려 사무감사에서 다수 사건을 지적받고 검찰총장 경고를 받은 후 통상적이지 않은 인사 발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인사발령의 배후에는 안태근 국장이 있다는 것을, 안태근의 성추행 사실을 당시 검찰국장이던 최교일이 앞장서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서 검사의 폭로가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의혹을 엄정하게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파문이 커지자 서 검사가 지목한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사건 무마자로 지목된 최교일 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제공한 ‘설명자료’를 통해 “저는 서지현 검사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입니다. 저는 이 사건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고 무마하거나 덮은 사실도 전혀 없음을 밝힙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서 검사가 2011년 2월 서울북부지검에서 수원지검 여주지청으로 인사 발령 된 것과 관련해서는 “여주지청은 검사들이 비교적 선호하는 지청임”이라며 ‘부당 인사’ 의혹도 부정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전날 “오래 전 일이고 문상 전에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보도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접했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안 전 국장은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의 부적절한 ‘돈봉투 만찬’ 파문으로 면직 처분된 상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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