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 2억인데 16억 대출해준 은행 직원들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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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없이’ 신용한도 7배 이상 초과 대출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 5만원권 환수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2024.1.15.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 5만원권 환수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2024.1.15. 연합뉴스
한도액을 초과대출 해준 은행 임직원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 박혜선)는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된 A(50·여)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B(43)씨와 C(33)씨에게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전남 한 은행 임직원들이었던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10차례 넘게 부당한 방법으로 16억 500만원을 신용대출해 준 혐의로 기소됐다.

은행은 대출을 받고자하는 고객의 신용도를 결합등급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들은 결합등급상 대출가능 금액이 2억 3500만원에 불과한데도 16억원을 대출해줬다.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한 고객들과 친분이 있고, 영업실적을 올려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은행 임원이거나 대출업무 담당 직원임에도 심사 없이 자의적으로 대출을 실행했다”며 “신용거래 관례에 따른 대출이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용거래 관례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이유로 관련 규정을 위반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각 대출 중 상당 부분은 대출금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고 있거나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다니던 은행은 담보능력이나 신용도가 비교적 낮은 개인이나 법인에 대출하는 경우가 많아 대출을 회수하지 못하는 위험이 제1금융권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임직원 개인에게 대출 손실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묻는 것은 다소 가혹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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