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거리에서 “도와주세요” 울먹인 여성…시민들이 붙잡은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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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대전의 한 도로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남성이 피해 여성이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도망가고 있다. KBS 캡처
지난 23일 오후 대전의 한 도로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남성이 피해 여성이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도망가고 있다. KBS 캡처


한낮에 여성의 뒷모습을 불법 촬영한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피해 여성이 휴대전화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자 도주했으나 시민들에게 제압당했다.

25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대전의 한 도로에서 길을 지나가는 여성의 뒷모습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던 남성 A씨가 시민에게 붙잡혔다.

앞서 A씨는 불법 촬영 정황을 포착한 피해 여성 B씨와 실랑이를 벌였다.

B씨는 A씨에게 “(휴대전화를) 빨리 보여 달라. 찍지 않았느냐. 왜 남의 몸을 찍냐”고 따졌다. B씨가 계속해서 휴대전화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자 머뭇대던 A씨는 갑자기 손을 뿌리치더니 신호도 무시한 채 도망가기 시작했다.

대전시민들이 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남성을 제압한 뒤 이 남성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하고 있다. KBS 캡처
대전시민들이 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남성을 제압한 뒤 이 남성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하고 있다. KBS 캡처


B씨와 주위에 있던 시민 한 사람이 A씨를 뒤쫓았다. B씨와 시민은 “도촬범이에요. 도촬범”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들을 피해 200m를 내달리던 A씨는 다른 시민에 의해 붙잡혔다.

B씨를 불법 촬영하지 않았다고 모르쇠로 일관하던 A씨는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빼앗아 불법 촬영 영상을 확인하자 그제야 “영상 찍었다. 죄송하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B씨는 “나를 쫓아오면서 찍었던 거였다”면서 “항상 그 길로 다니는데 (A씨가) ‘나를 많이 봐왔나’, ‘어떻게 저렇게 찍었지’ (생각하니) 무섭더라”라고 말했다.

A씨를 붙잡는 데 도움을 준 한 시민은 “(B씨가) 계속 울면서 도와 달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모였었다”며 “(나도) 그냥 보고 말 수 없어서 도와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성폭력 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며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 중이다.

조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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