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한열 열사 뜻 펼쳐낸 모친 배은심 여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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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입력 2022 01 09 10:26
수정 2022 01 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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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배 여사는 지난 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퇴원 후 주변인과 무리 없이 대화를 나누는 등 건강을 회복한 것처럼 보였으나 하루 만에 다시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이 쓰러진 그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영면에 든 것으로 전해졌다.
배 여사의 사망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부검이 필요하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다.
배 여사의 가족들이 모두 병원에 도착하는 대로 부검 여부와 장례 절차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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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9일 연세대 정문 앞에서 벌어진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진 고 이한열 열사.
서울신문DB
아들의 뜻을 이어 민주화운동에 일생을 바친 것이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에 참여, 민주화 시위나 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힘을 보탰다.
1998년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 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고 전태일 열사의 모친 고 이소선 여사와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씨 등이 배 여사와 함께한 이들이다.
2019년에는 용산 참사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찾아가 용산범대위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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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인권기념관에서 열린 제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오른쪽 두 번째)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 열사가 전두환 독재 타도 시위에 참여했다가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후 배 여사는 민주화운동 희생자 진생규명·명예회복 활동을 해 왔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당시 배 여사는 “다시는 우리 역사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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