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나오면 죽겠다”던 레슬링계 거물…女선수들 성희롱 혐의 3년 만에 ‘무죄’ [월드픽]
하승연 기자
입력 2026 08 04 14:37
수정 2026 08 04 18:32
여자 레슬링 선수들을 성희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인도 레슬링계 거물이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여자 레슬링 선수들이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뉴델리 법원은 성희롱 등 혐의로 기소된 브리지 부샨 샤란 싱 전 인도레슬링협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싱 전 협회장 측 변호인은 법원이 증인 진술에서 일치하지 않는 사실과 주요 쟁점의 모순을 발견했다며 “(피고인이) 명예롭게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날 판결 직후 싱 전 협회장의 지지자들은 그에게 꽃다발을 건넸으며 법원 인근에서는 폭죽과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지자들은 그에게 축하의 의미로 인도 전통 과자를 건네기도 했다.
싱 전 협회장은 “(만약) 유죄 판결을 받으면 ‘목숨을 끊겠다’고 말했었다”며 “저는 스스로 범죄자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믿었다”며 “명예로운 무죄 판결을 받고 자유의 몸이 됐다”고 덧붙였다.
인도 현지 매체들은 검찰이 법원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급 법원에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항소를 예상했다. 싱 전 협회장은 인도 여성 레슬링 선수 5명을 성희롱하거나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2023년 6월 기소됐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 의원이던 그는 2011년부터 인도레슬링협회장을 맡아 현지 레슬링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2023년 1월 자신을 둘러싼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사태‘로 궁지에 몰렸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여자 레슬링 선수 비네시 포가트는 적어도 여자 선수 10명 이상이 싱 전 협회장과 일부 코치에 의해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자신에게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미투 사태 당시 포가트뿐만 아니라 2020년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동메달리스트인 바지랑 푸니아 등 인도 유명 레슬링 선수들은 수도 뉴델리 중심가에서 천막을 치고 촛불 시위 등을 주도했다.
포가트는 전날 판결 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여성 레슬링 선수들이 항소를 요구했다”며 “절차는 가능한 한 빨리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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