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중국제 포탄’ 발견에 中 “와인병” 황당 주장…미국까지 나섰다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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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뉴기니 항만서 중국제 130㎜ 야포 포탄 발견
경찰 보고서엔 폭약·신관 확인…중국인 4명 체포
中대사관 “포탄 모양 와인병” 주장…美 조사 참여

중국이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의 항만에서 발견된 수상한 물체를 두고 군용 포탄이 아닌 ‘와인병’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중국이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의 항만에서 발견된 수상한 물체를 두고 군용 포탄이 아닌 ‘와인병’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중국이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의 항만에서 발견된 수상한 물체를 두고 군용 포탄이 아닌 ‘와인병’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지 경찰은 해당 물체에서 폭약과 신관이 확인됐다며 중국제 군용 포탄으로 판단했지만, 중국 측은 군용 무기가 자국에서 밀반출됐을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인력은 최근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의 항만에서 발견된 수상한 물체를 조사한 현지 폭발물 처리반과 직접 협력했다.

미국 주파푸아뉴기니 대사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포트모르즈비의 선적 컨테이너에서 수상한 물체가 발견된 뒤 미 국방부 인력이 파푸아뉴기니 폭발물 처리반과 직접 협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된 파푸아뉴기니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물체는 폭발물과 신관이 들어 있는 중국산 불발 포탄이지, 단순한 와인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30일 포트모르즈비의 한 항만 선적장에서 수상한 물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현지 경찰은 상업용 선적 컨테이너에서 해당 물체를 발견한 뒤 군 폭발물 처리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을 통제하고 정밀 조사에 나섰다.

호주 ABC 방송은 지난 3일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경찰 보고서에 해당 물체가 폭발하지 않은 상태의 130㎜ 중국제 59식(Type 59) 야포 포탄으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무게는 약 32㎏에 달했다. 경찰은 호주가 파푸아뉴기니 경찰에 기증한 엑스레이 장비를 이용해 내부를 살폈으며, 조사 결과 화학 폭약과 신관이 들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보고서는 사건을 담당하는 범죄수사관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의 항만에서 발견된 수상한 물체를 두고 군용 포탄이 아닌 ‘와인병’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중국이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의 항만에서 발견된 수상한 물체를 두고 군용 포탄이 아닌 ‘와인병’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경찰은 포탄 발견과 관련해 중국 국적자 4명을 체포해 구금했다. 다만 이들의 구체적인 혐의와 포탄이 컨테이너에 실리게 된 경위는 아직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위험 전혀 없는 와인병”…中대사관 해명에 조롱 쏟아져중국 측은 현지 경찰의 조사 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을 내놨다.

파푸아뉴기니 주재 중국대사관은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의 물체가 군용 포탄이 아닌 ‘포탄 모양의 와인병’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업이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해당 물체는 와인병으로 판명됐으며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대사관은 자국의 엄격한 무기 통제 체계도 근거로 들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 통제 법률과 규정을 시행하고 있어 군용 포탄이 중국에서 파푸아뉴기니로 불법 반출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대사관이 현지 기업의 확인 결과를 근거로 해당 물체가 와인병이라고 주장했으며, 파푸아뉴기니 경찰의 공식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측 해명을 접한 온라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의문과 조롱이 이어졌다. 무게가 32㎏에 달하는 물체를 와인병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폭약과 신관이 들어 있다는 경찰 보고 내용까지 알려지면서 중국 측 주장의 신빙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졌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번 사건을 보도하면서 중국대사관이 군용 포탄이라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지만, ABC가 확인한 경찰 보고서에는 해당 물체가 폭약과 신관을 갖춘 중국제 포탄으로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美까지 조사 참여…남태평양 둘러싼 미·중 신경전으로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파푸아뉴기니가 남태평양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이 맞서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파푸아뉴기니가 남태평양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이 맞서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파푸아뉴기니가 남태평양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이 맞서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이다.

파푸아뉴기니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태평양 지역에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큰 국가다. 미국과 호주는 이 지역에서 안보 협력을 강화해 왔으며, 중국 역시 경제·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SCMP는 중국과 미국이 남태평양에서 영향력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특히 파푸아뉴기니가 지난 7월 대만 경제문화 사무소를 폐쇄한 결정은 중국으로부터 환영받기도 했다.

중국은 남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이 지정학적 경쟁의 일환이 아니라 상호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번 포탄 발견 사건은 중국의 역내 활동과 군사적 영향력을 둘러싼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측이 현지 폭발물 처리반과 직접 협력한 사실을 공개하고 중국대사관의 와인병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면서 양국 간 신경전도 한층 부각됐다.

다만 현재까지 경찰 조사 보고서 전문이 공개된 것은 아니며, 포탄의 정확한 반입 경로와 체포된 중국인 4명의 연루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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