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엘리베이터 안 소음

김상연 기자
입력 2026 07 27 23:41
수정 2026 07 28 00:46
“호로록, 호로록~.”
한 여성이 빨대로 얼음 음료를 마시는 소리가 엘리베이터 안의 정적을 깬다. 음료가 잘 섞이도록 마구 흔들면서 플라스틱 컵에 얼음이 요란하게 부딪치는 소리도 난다.
예전에 미국에서 얼음 음료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탄 적이 있다. 컵 바닥에 남은 몇 방울까지 알뜰하게 일소하기 위해 무아지경으로 빨대를 빨았다. “호로록, 호로록~.” 그 순간 앞에 서 있던 미국인 여성이 고개를 확 돌려 나를 째려봤다. 웬만하면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삼가는 미국인치고는 매우 이례적인 행동이어서 놀란 기억이 난다.
우리는 남을 직접 불편하게 하는 행위만 아니라면 결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청각적, 시각적으로 신경 쓰이게 하는 행위도 에티켓이 아니다. 트로트 음악을 크게 틀고 등산하는 행위, 지하철에서 발꿈치를 올렸다 내렸다 종아리 운동을 하는 행위 같은 것이다.
이제 거의 모든 면에서 완벽해진 한국인들이여. 반도체도 K팝도 1등인데,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에티켓도 1등 해보자.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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