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관타나모의 고급 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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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특파원 시절 펜타곤에 출입하는 미국 기자 등과 함께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 내 포로수용소를 취재한 적이 있다. 수감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 논란이 일자 미국 정부가 언론에 실상을 공개하는 취지였다.

관타나모에 도착해 제일 먼저 향한 곳은 법정이었다. 배가 많이 나올 정도로 살이 찐 알카에다 테러범이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그는 턱을 괴고 판사의 질문에 대답했다. 방청석에서는 테러 희생자의 유족이 흐느끼는 모습이 보였다.

이어서 감방에 들어가 봤는데, 프랑스제 고급 생수가 눈에 띄었다. 감방 건물 중앙부에서는 수감자들을 상대로 미술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수감자들에게는 양질의 음식과 함께 영어, 컴퓨터 수업 등이 제공된다고 미군 관계자는 주장했다.

취재 후 기자들의 소감은 갈렸다. 한쪽은 “아무리 좋은 걸 먹어도 연고도 없는 곳에 갇혀 지낸다니 안됐다”라는 의견, 다른 한쪽은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사람들한테 저렇게 잘해 줄 필요가 있나”라는 의견이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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