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뼈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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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몇 달 만에 빼빼 마른 모습으로 나타난 연예인들 기사가 자주 보인다. 하나같이 식단 조절과 운동으로 살을 뺐다는 설명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얼마 전 서울대병원의 어느 교수가 유튜브 의학 채널에 나와 이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본인이 고도비만이라 직접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맞으며 체중을 관리 중이라는 그 교수는 직설적으로 꼬집었다. “10년, 20년 동안 못 뺀 살을 어떻게 1년 만에 빼겠습니까.”

초등학교 저학년인 친척 아이는 벌써 또래 친구들끼리 “허벅지가 두껍네, 얇네” 하는 말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아직 한참 자라나야 할 때인데 벌써부터 ‘뼈말라’니 뭐니 하는 외모 기준에 신경을 쓰는 모양이라니. 미디어가 우리 삶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라지만, 어째 왜곡된 피사체만 자꾸 보여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숫자 하나에 흔들리기보다 내 몸의 소리를 들으며 사는 게 당연해져야 할 텐데 현실은 여전히 억지스러운 기준에 쫓기기 바쁘다. 남의 눈에 맞춘 숫자가 아닌 각자의 온전한 몸을 있는 그대로 아껴 주는 그런 건강한 날이 과연 오긴 할까.

박상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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