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규모 경북 3대 문화권 사업, ‘애물단지’로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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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1조 9768억원 투입돼 경북지역 유교.가야.신라 문화권 개발
현재까지 35개 사업 완료, 8개 사업은 추진 중
‘군위 삼국유사테마파크’ 등 사업 상당수 시작부터 연간 수억원 적자 운영

‘영천 한의마을’ 전경, 운영 첫 해인 지난해 3억 8000여만원 적자에 이어 올해 5억원 운영 손실이 예상된다. 영천시 화룡동에 조성된 한의마을의 모습. 영천시 제공
‘영천 한의마을’ 전경, 운영 첫 해인 지난해 3억 8000여만원 적자에 이어 올해 5억원 운영 손실이 예상된다. 영천시 화룡동에 조성된 한의마을의 모습. 영천시 제공
국비 등 2조원 규모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진행 중인 경북 3대 문화권 사업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벌써부터 수백억~1000억원 이상을 들여 건립된 대규모 시설물이 방문객 유치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연간 수십억원의 적자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도내 23개 시·군 지역에 산재한 유교·가야·신라의 역사문화와 낙동강·백두대간 친환경을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3대 문화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43개 사업에 1조 9768억원(국비 1조 1470억, 지방비 6665억원, 민자 1633억원)이 투입된다.

현재까지 35개 사업을 완료했으며 내년까지 나머지 8개 사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는 2008년 9월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국가균형발전전략회의에서 선정된 국책사업으로 30대 선도프로젝트 중 유일한 ‘비(非)SOC’ 사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는 대규모 시설물이 속속 완공되고 있지만 상당수는 혈세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군위군이 지난 7월부터 운영에 들어간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올해 10억~20억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된다.

국비 등 1223억원을 투입해 건립했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방문객 유치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재정자립도 10% 미만인 군위군은 경북도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323억원의 사업비로 지난해 개장한 ‘영천 한의마을’ 사업은 밑 빠진 독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첫 해 5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갔지만 수익금은 고작 1억 2000여만에 그쳤고, 올해도 5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8년에 개관한 청도군 신화랑 풍류마을과 성주군 가야산역사신화테마공원도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해 자구책을 찾고 있다.

사업 완료를 앞둔 시·군도 걱정이 태산이다.

안동시는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 등 5개 사업에 4000억원에 가까운 사업비를 투입하고 있으나 시설 완공 후 한 해 운영비가 6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를 두고 예견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쉬운 부지 확보 등을 이유로 주로 시·군 외곽지역에 만들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시설 규모는 너무 큰 데 전략적인 운영 계획은 부실해 적자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접 지자체가 한꺼번에 유사한 테마와 콘텐츠를 내세워 사업을 추진했다는 점도 한몫했다.

경주 화랑마을과 청도 신화랑풍류마을, 영천 화랑설화마을이 대표적 예로 꼽힌다.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되자 경북도가 뒤늦게 3대문화권사업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군위가 지역구인 박창석 경북도의원은 “3대 문화권사업이 콘텐츠 미비로 인한 관람객 부족과 운영 미숙 등으로 시·군에 재정·행정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관광객을 끌어들일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과 함께 경북도 차원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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