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했다고… 키워 준 할머니 살해한 10대 형제
한찬규 기자
입력 2021 08 30 22:00
수정 2021 08 31 01:47
장애인 조부모 슬하 10년간 자란 손자들
“심부름시켜 짜증 나”… 흉기로 30곳 찔러
대구 서부경찰서는 30일 존속살인 혐의로 고등학교 3학년 A(18)군과 학교에 다니지 않는 A군의 동생인 B(16)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0시 10분쯤 서구 비산동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할머니(77)의 얼굴과 머리, 어깨 등 온몸을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찌른 곳이 30여 군데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체포된 A군은 “할머니가 잔소리하고, 심부름을 시켜서 짜증이 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B군 역시 범행을 인정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사 결과, A군 형제는 2012년 8월부터 부모와 연락이 끊긴 뒤 조부모와 생활해 왔다. 할아버지는 2001년 2월, 할머니는 2007년 9월에 신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관할 구청은 2013년부터 기초생활 수급 가정으로 지정하고 월 185만원을 지원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동생이 범행에 어느 정도 개입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공동정범으로 인정돼 형과 함께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이 정서행동 장애가 있다는 진술에 따라 이들 형제에 대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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