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팔아 모은 동전 48만 3000원 기부한 박태순 할머니
김상화 기자
입력 2021 05 10 15:34
수정 2021 05 10 15:44
경북 영주에 사는 80대 할머니가 폐지를 팔아 정성스레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10일 영주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 무렵 박태순(81·영주1동) 할머니가 종이상자 1개를 실은 낡은 손수레를 끌고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이를 처음 목격한 류동암 주무관이 문을 열고 뛰어나오자 박 할머니는 손수레에 실린 상자를 내려 달라고 했다.
류 주무관은 종이 상자를 들어 올리며 “이게 뭐지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바닥에 내려놓고 열어보라”며 웃었다.
상자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100원짜리 동전이 가득 담겨있었다.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일일이 세어보니 48만 3000원이 들어 있었다.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 할머니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이다.
박 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이 돈을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겠다”고 했다.
기부 이유를 묻자 “나도 어려울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은 만큼 이제는 도와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는 “폐지를 팔고 받은 동전에 뭐라도 묻어 있으면 받지 않을까 싶어 하나하나 깨끗하게 닦았다”며 웃었다.
박 할머니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30만∼50만원씩 기부하기도 했다.
그동안 박 할머니가 폐지를 팔아 기부한 돈은 158만 3000원에 이른다.
박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손자 2명을 홀로 키우며 길가에 버려진 폐지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권경희 영주1동장은 “박 할머니의 기부는 특별한 기부”라며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 오롯이 전하겠다”고 말했다.
영주1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박 할머니의 기부금을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를 위한 특화사업에 쓸 예정이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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